공생이냐, 경쟁이냐…유통기업-배달앱 '동상이몽'
공생이냐, 경쟁이냐…유통기업-배달앱 '동상이몽'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0.09.2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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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축소, 온라인 시장 확대…유통시장 재편
규모의 경제 속 틈새경제 성공 여부가 관전 포인트
배달앱이 식품과 생필품 배달에 나서면서 유통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배달앱이 식품과 생필품 배달에 나서면서 유통기업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사진=연합뉴스)

유통기업과 배달애플리케이션(배달앱)의 경쟁이 본판에 올랐다. 배달앱은 식품·생필품 배달 서비스를 내세워 대기업의 물량 공세에 속도전으로 응수하는 형국이다.

전통 유통기업들이 규모의 경제를 통한 가격우위로 시장을 장악해온 가운데, 소량·신속배달 등 편의성을 앞세운 배달앱의 틈새경제가 성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소비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온라인 시장에선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됐다.

유통기업들은 오프라인 점포 등을 기반으로 한 품목 다양화와 가격할인 등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배달앱은 빠른 속도로 주문한 상품을 배달해주는 ‘퀵커머스(퀵+커머스)’로 맞불을 놓으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각각 지난해 11월 ‘B마트’와 올해 9월 ‘요마트’를 론칭하고, 적은 수량이라도 바로 배달받고 싶어 하는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를 두고 기존 유통기업들은 배달앱의 도전을 이미 예상했다며,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대형마트업계 관계자는 “유통산업은 이전에도 전통시장에서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으로 발전해 왔다”며 “고객편의를 높이고 경쟁력을 강화하다 보면 유통산업 자체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생필품 특성상 부피가 음식과 비슷하고 콜드체인 시스템 등의 수요가 낮기 때문에 배달앱의 생필품 배달 진출은 시간문제였다”며 “(우린) 상품력과 인프라 등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산업간 경계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경쟁자가 나오는 건 산업발전 측면에서는 좋다”며 “소비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에서 차이가 나타나면서 우열이 나눠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편의점은 생활밀착 서비스로 소비자 이탈을 막을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앱은) 시대가 변화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경쟁자로 봐야 한다”며 “특화매장 운영 등 편의점을 방문해야만 하는 서비스, 일상생활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 등을 차별화된 강점으로 경쟁우위에 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배달은 현대 소비자들의 소비패턴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러한 소비자 욕구에 배달앱이 성장했다”며 “온라인·배달로 대변되는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고 발 빠르게 대응해 미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