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19 장기화시 민간소비 행태도 바뀔 수 있어"
한은 "코로나19 장기화시 민간소비 행태도 바뀔 수 있어"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22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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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면 서비스·국외 소비 부진…재택근무용 가전 등 대체소비 증가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은)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지난달 중순 이후 외부활동이 자제되고 거리두기가 강화된 영향으로 민간소비 개선흐름이 약화된 가운데, 코로나19 장기화로 대면활동을 기피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향후 민간 소비행태도 바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김웅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2일 개최된 한은 출입기자단 워크숍에서 '최근 소비동향 점검 및 향후 리스크 요인'을 발표하며 "코로나19 이후 주요국의 이동이 제한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민간 소비가 급속히 둔화됐다"며 "미국과 영국, 일본, 독일 등 대부분 국가에서 국내총생산(GDP) 감소폭보다 소비 감소폭이 더 크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민간소비 감소가 경기 위축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 민간소비는 6.5% 감소하면서 과거 외환위기 다음으로 감소폭이 컸다. 2분기 들어서는 소비 부진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달 중순 이후 국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다시 전년 동기 대비 감소로 전환됐다. 다만, 감소폭은 지난 1차 확산기에 비해 작은 것으로 추정됐다.

소비 형태 중에서는 대면 서비스와 대형 소매점 관련 소비가 크게 감소한 반면, 온라인 쇼핑몰과 같은 무점포 소비와 편의점 등 소형 소매점 관련 소비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면활동 기피현상이 지속될 경우, 소비 행태가 바뀌면서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대면 서비스 소비와 국외 소비는 앞으로도 부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대면 서비스 소비는 지난 7월까지 연초 대비 하락폭의 45% 정도를 회복하는 데 그쳤고,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후 다시 감소했다. 국외 소비 또한 올해 2분기 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며, 여행소비심리도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크게 하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들을 대체하는 소비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한은의 조사결과 올해 들어 숙박·음식 및 예술·스포츠·여가 분야 소비는 대폭 줄어든 반면, 재택근무에 필요한 가전이나 가구 소비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국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쓰이지 못한 개인의 소비 여력이 대체 소비로 흘러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득 여건 및 소비 심리 개선 지연은 대체소비 증가를 제약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