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전열 다듬고 전쟁터로…주류사업 반등 집중
롯데칠성, 전열 다듬고 전쟁터로…주류사업 반등 집중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9.2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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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 유흥채널 위축 속 신제품 출시, 비대면 마케팅 강화
2030 어필 '처음처럼 플렉스', 가격경쟁력 높인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맛·콘셉트 호응 가정채널 중심 월평균 30억~50억원 매출, 인지도 제고
올해 선보인 롯데칠성 주류부문 신제품 ‘처음처럼 플렉스’ 출시 포스터(좌)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우)’ (제공=롯데칠성음료)
올해 선보인 롯데칠성 주류부문 신제품 ‘처음처럼 플렉스’ 출시 포스터(좌)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우)’ (제공=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소주와 맥주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고, 비대면으로 소비자와 소통을 강화하면서 침체된 사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움츠러든 롯데칠성음료가 꺼내든 생존카드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와의 경쟁 속에서 어떠한 반전을 이끌어낼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른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은 올 들어 신제품 ‘처음처럼 플렉스’와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출시하고, 롯데 주류 브랜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노력 중이다. 

롯데칠성은 그간 ‘처음처럼’ 소주와 ‘클라우드’, ‘피츠’ 맥주를 앞세워 주류시장을 공략해왔지만, 지난해 일본 불매운동 불똥을 맞고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 롯데칠성의 주류사업 매출액은 불매운동 이전인 2018년 7567억원에서 지난해 6996억원으로 줄었다. 또,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주력인 유흥채널이 큰 타격을 받으면서 올 상반기 기준 매출은 2861억원에 그쳤다. 전년 동기 3989억원보다 40% 가까이 급감한 수치다. 

이후 롯데칠성은 사업 효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 11년 만에 음료와 주류 부문 아래 각각 운영한 경영기획·생산·물류 등의 조직을 통합하며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이와 함께 대표 제품의 확장버전이라 할 수 있는 처음처럼 플렉스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등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며, 주류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처음처럼 플렉스의 신규 디지털 광고. 공개 사흘 만에 조회수 112만뷰를 넘기며 호응을 얻고 있다. (제공=롯데칠성음료)
처음처럼 플렉스의 신규 디지털 광고. 공개 사흘 만에 조회수 112만뷰를 넘기며 호응을 얻고 있다. (제공=롯데칠성음료)

지난 4월 출시한 처음처럼 플렉스는 ‘플렉스(Flex, 성공이나 부를 과시하는 것) 문화’에 익숙한 2030세대 젊은층과 공감하기 위해 이들 세대서 유명한 래퍼 ‘염따’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기획한 제품이다. 

도수는 기존의 처음처럼 소주보다 0.2도 낮춰 순한 맛을 선호하는 젊은층 입맛을 겨냥했다. 홍보도 유튜브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중심으로 디지털 마케팅에 초점을 맞췄고, 미니어처와 대용량 등 다양한 한정판 기획으로 젊은층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는 염따와 새로운 디지털 광고영상을 선보였는데, 사흘 만에 조회수 112만뷰를 돌파하는 등 반응이 좋다. 

처음처럼 플렉스는 젊은 소비층을 겨냥한다는 점에서 지난해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진로’와 곧잘 비교된다. 이에 대해 롯데칠성 관계자는 “진로는 뉴트로(새로움과 복고의 조화)를 콘셉트로 정했다면, 처음처럼 플렉스는 2030세대 정서와 최신 트렌드를 대변하는 점에서 차별화했다”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와 밸류(시장가치) 확보에서 유리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이 3년 만에 맥주 신제품으로 내세운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는 기존의 클라우드 맥주 소비층을 더욱 확장시키는데 초점을 맞췄다.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맥주 캔제품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스터비캔과 달리 그립감과 휴대성이 뛰어는 슬릭캔을 채택했다. (제공=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맥주 캔제품은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스터비캔과 달리 그립감과 휴대성이 뛰어는 슬릭캔을 채택했다. (제공=롯데칠성음료)

‘물 섞지 않은 100% 맥아의 올몰트(All Malt) 맥주’라는 클라우드 맥주의 정통성은 유지하면서도 생맥주의 신선한 풍미를 강조했다. 알코올 도수는 클라우드보다 0.5도 낮춘 4.5도로 경쟁제품인 오비맥주 카스와 동일하면서 하이트진로의 테라보다는 0.1도 낮다. 출고가는 500밀리리터(㎖) 병 기준 1047원으로 클라우드는 물론, 카스와 테라보다 낮게 책정됐다.

롯데칠성은 무엇보다 통상적으로 유통되는 355㎖의 스터비캔 대신 한 손에 쉽게 잡을 수 있어 그립감과 휴대성이 뛰어난 330㎖ 슬릭캔을 채택해 차별화를 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확산된 홈술과 혼술족을 겨냥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은 코로나19로 시음 등 대외 홍보·마케팅이 어려운 만큼 유튜브 채널 ‘맥주 클라쓰’와 연계한 직장인 공감 웹예능과 배우 박서준을 활용한 광고 등 비대면 마케팅으로 인지도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내달에는 박서준과 라이브 랜선 팬미팅을 열어 마케팅에 나선다.

증권가는 롯데칠성의 처음처럼 플렉스와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판매액을 월평균 30억~5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정채널을 중심으로 소비자들로부터 맛과 콘셉트 면에서 호응을 얻는 중이다. 코로나19로 유흥채널이 위축되지 않았다면, 매출과 시장반응이 훨씬 좋았을 거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은 호의적인데, 코로나19 악재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해 안타까운 면이 있다”며 “환경이 좋아지면 반등할 준비는 돼 있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