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일본해 대신 '고유번호' 부여한다
동해·일본해 대신 '고유번호' 부여한다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0.09.22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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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HO, '이름 대신 고유번호' 표준 제안…한·일 긍정적
2020년판 일본 방위백서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판 일본 방위백서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를 병기하는 문제가 오는 11월 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고유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바다에 특정 지명 대신 번호를 부여하는 방안이 통과될 될 경우, 앞으로 일본이 IHO 표기를 근거로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외교부와 IHO에 따르면 IHO 사무총장은 오는 11월16일 화상으로 열리는 제2차 총회에서 회원국들에게 국제표준 해도(海圖)집 '해양과 바다의 경계'(S-23) 개정을 위한 비공식 협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새로운 표준인 'S-130'을 안건으로 부의한다.

IHO는 해도를 만들 때 지침 역할을 하는 ‘S-23’을 디지털화 시대에 맞춰 'S-130'이라는 새로운 표준을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S-130'은 이름보다 숫자가 전자항해 등 지리정보체계에 활용하는 데 유용한 만큼 모든 바다에 고유 번호를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IHO가 발행하는 S-23은 1929년 초판부터 1953년 제3판까지 동해를 일본해로만 표기했다. 이는 일본이 동해를 ‘일본해’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됐으며, 한국은 1997년부터 IHO에서 동해와 일본해 병기를 주장했다.

앞서 IHO는 지난 2017년 4월 열린 제1차 총회에서 ‘동해’와 ‘일본해’ 표기 문제에 대해 관계국간 비공식 협의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이번에 보고하도록 했다. 하지만 남북한과 일본은 지난해 4월과 10월 IHO 사무총장 주재로 열린 협의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에 IHO 사무총장은 양국에 지명 대신 '고유의 번호로 식별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정보를 담은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방안은 2차 총회에서 안건으로 부의될 예정이며, IHO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S-23 개정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어서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분쟁 당사자국인 한국과 일본 역시 안건에 지지하는 의사를 IHO에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새로운 IHO 표준이 21세기 갈수록 디지털화되는 지리정보 환경에서 사용자들의 필요를 충족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일 것”이라며 “사무총장의 제안들을 원칙적으로 지지한다”는 의견서를 IHO에 제출했다.

일본 역시 의견서를 통해 “수로 정보를 디지털 환경에 더 적합하게 만들고자 하는 취지를 이해한다”면서 “IHO 사무총장과 회원국들과 건설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