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펀드 내달 제재심…증권사 CEO '긴장'
라임펀드 내달 제재심…증권사 CEO '긴장'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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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내달 제재심에 라임 사태 관련 운용사·판매사 올려
경영진 징계 시 향후 연임 '빨간불'...DLF사태 재연 우려 높아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사진=신아일보 DB)

금융감독원이 라임자산운용 사태와 관련한 운용사와 판매사 모두를 내달 징계 제재심의위원회에 올릴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해당 펀드를 판매했던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일 금감원이 판매사의 책임을 물어 CEO에 대한 중징계를 결정한다면, 각 대표들의 향후 연임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여 증권업계가 연일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중 열리는 제재심에 라임 사태 안건을 올리기 위한 막바지 준비 절차를 밟고 있다. 제재 대상과 수준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나오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제재심에 대한 일정이나 제재 수위는 보안상 얘기할 수 없다"며 "현재는 검사 사후처리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우선 문제의 근원이 된 라임자산운용 및 이들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펀드를 설계한 포트코리아, 라움자산운용부터 제재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제재 수위는 그간 드러난 위법성을 고려했을 때 등록 취소가 유력한 분위기다.

라임운용의 펀드를 넘겨받을 가교 운용사 또한 빠르면 이달 중으로 등록 심사를 마친다. 판매사 20곳이 공동으로 설립한 가교 운용사 '웰브릿지자산운용'은 라임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 및 정상 펀드 대부분까지 넘겨받아 투자금 회수 극대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관건은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KB증권 등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에 대한 제재 수위다. 내부 통제 부실을 이유로 기관 징계뿐만 아니라 경영진 제재까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라임운용과 함께 펀드 부실을 알아차린 2018년 11월 이후에도 펀드 판매를 이어나갔다는 의심을 받고 있고, 우리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판매액(총 3248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대신증권은 1076억원, KB증권은 681억원 어치를 각각 팔았다.

만약 다음 달 제재심에서 경영진 징계가 이뤄진다면 각 사 CEO의 연임 및 향후 거취 또한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임기를 가장 눈앞에 둔 CEO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로, 올해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사장은 지난 3월 라임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병철 전 사장의 뒤를 이어받았고, 오익근 대신증권 사장은 지난 3월 나재철 전 사장이 금융투자협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며 대표 자리를 이어받았다. 각 임기는 2년으로, 내년 말 임기가 만료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임 사태가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징계 수위를 섣불리 판단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사는 제재를 받는 입장이니만큼, 금감원의 발표를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작년 대규모 손실을 부른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때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판매사의 감독 책임을 물어 연임 및 금융권 취업에 제한을 주는 중징계를 내린 바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일부 판매사들의 경우 펀드 부실을 이미 알고도 판매를 강행했다는 증거가 나왔기 때문에, 임원진에 대한 중징계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