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무증상 감염률 낮아… “정확한 증상 목록 만들어야”
코로나19 무증상 감염률 낮아… “정확한 증상 목록 만들어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9.22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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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검사.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검사.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증상 환자가 해외 연구 결과보다 훨씬 적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유증상 환자는 열이나 기침, 인후통, 두통, 근육통 등 코로나19 증상이 하나라도 나타난 환자, 무증상 환자는 이런 증상 없이 검사 후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일컫는다. 무증상 환자의 경우 병원 입원 전 무증상이었으나 병원에서 이런 증상들이 발현된 환자다.

최근 이탈리아, 아이슬란드 등 해외 연구에서는 열과 기침만을 증상으로 구분해 코로나19 무증상 감염률이 각각 42%, 43%로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를 내비쳤다. 또 유럽 3개국에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탄 그리스인들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열과 기침만을 유증상 척도로 삼아 무증상 감염자가 88%에 이르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국내 연구진은 이러한 해외 연구는 기침 또는 열이 나야만 유증상자로 판별한 것을 지적하며 이 결과만으로 코로나19 무증상 감염률이 낮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해외 연구에서 나온 이번 결과는 실제 무증상 감염자가 많이 나타난 게 아닌 증상 목록을 누락하거나, 임상 분석이 아닌 자가 진단을 통한 증상 판단 등으로 다수 유증상자들을 놓쳐 무증상 감염률이 높게 측정된 것으로 파악한 것이다.

해외 연구의 이러한 오류는 국내 연구진의 시험 결과가 뒷받침한다. 22일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 전영지 교수팀에 따르면 지난 2월22일부터 3월26일까지 이 대학병원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40명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유증상자, 입원 후 유증상자, 무증상자로 나눴고, 열이나 기침, 가래, 인후통 등 하나라도 증상을 앓는 사람을 유증상자에 넣었다.

그 결과 무증상 환자는 2명으로 전체 5%에 불과했다. 입원 후 유증상자가 5명, 나머지 33명(82.5%)는 전원 유증상 감염자였다.

즉 단순히 열이나 기침 증상만을 가지고 유증상 또는 무증상으로 구분하는 것은 자칫 왜곡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연구팀은 코로나19 진단에 있어 정확한 증상 목록을 기반으로 한 분석과 추적이 필요하다며 제대로 된 증상판단기준의 정립을 주장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대학의학회지’(JKMS)에 게재됐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