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교촌의 상장도전은 가뭄에 단비
[기자수첩] 교촌의 상장도전은 가뭄에 단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9.21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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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프랜차이즈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내내 침울한 분위기가 이어진 상황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상권인구가 크게 줄어 매출은 급감하고, 대형 카페·치킨 전문점에서는 감염자들이 잇달아 나오면서 매장 셧다운은 반복되고 있다. 

치킨·커피·햄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들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과 연계한 할인 이벤트와 언택트(비대면) 서비스, 멤버십 강화 등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집행하며 가맹점 매출 보전에 애쓰고 있다. 하지만, 매장을 찾는 발길이 줄다보니 매출 회복은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이처럼 외식 프랜차이즈업계는 사상 최대의 위기를 맞은 가운데서도, 치킨 프랜차이즈 1위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코스피)본부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그간 외식 프랜차이즈의 상장 추진은 꾸준히 있었다. 한 때 국내 최다 매장 수를 보유했던 ‘카페베네’와 본죽으로 유명한 ‘본아이에프’는 물론, 교촌의 경쟁사인 ‘bhc(당시 제너시스비비큐 자회사)’ 등 굵직굵직한 외식 브랜드를 보유한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직상장에 나섰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타 사업군과 비교해 소비 트렌드에 민감하고 수명주기가 짧다는 점, 가맹점 증감에 따라 본사 매출이 크게 좌우되는 사업방식, 불투명한 지배구조 등이 프랜차이즈의 직상장을 쉽지 않게 만드는 요인이었다. 수시로 터지는 갑질 이슈도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18년 3월 상장 추진을 발표하고 나서 프랜차이즈가 갖고 있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불투명한 경영시스템을 바꾸고자, 지난해 5월 소진세 전 롯데그룹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탈바꿈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등 계열사들은 모두 교촌에프앤비 100% 자회사로 둬, 대주주와 제3자의 사익 편취에 대한 불안요소를 없앴다. 가맹점을 무작정 늘리기 보다는 1200여개 내외로 유지해 가맹점 수익 제고에도 애썼다. 

실제 교촌치킨 가맹점 평균 매출액은 6억1287만원(2018년 기준)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등록된 치킨 브랜드 중 가장 높다. 덕분에 2017년부터 3000억원대 매출을 꾸준히 올리며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얻고 있다.  

교촌은 이제 코스피 상장예심의 벽을 넘고, 프랜차이즈 첫 직상장에 본격 채비를 한다. 교촌의 코스피 상장이 현실화되면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외식 프랜차이즈업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는 것은 물론, 외식기업의 생존력을 증명해주는 좋은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프랜차이즈 유가증권 직상장 1호 기업이 하루빨리 탄생하길 기대한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