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정책 관련주 '후끈'…전문가 "옥석 가리기 필요한 시점"
한국판 뉴딜정책 관련주 '후끈'…전문가 "옥석 가리기 필요한 시점"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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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K-뉴딜지수' 발표 후 개인 투자금 대거 유입
수혜주로 묶인 종목 주가 급등락 양상…"주의 필요"
(사진=연합뉴스)
지난 18일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의 한국판 뉴딜 정책에 발맞춰 한국거래소가 'K-뉴딜지수'를 발표하면서 관련 업종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 하지만 수혜주로 묶인 종목에 과도한 매수·매도세가 몰리고, 주가가 급등락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투자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한국판 뉴딜 관련주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K-뉴딜지수에 편입된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등 5종목에 대해 개인 투자자는 2조3000억원을 순매수했다.

내달 중 거래소가 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에 편입된 종목의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3000억원과 9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K-뉴딜지수 관련 종목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내년 3월까지 공매도 금지가 연장되면서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개인 주식시장 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 3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주식시장이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개인의 주식시장, 특히 주도주와 테마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 공매도가 금지된 지난 3월19일 이후 이달 1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6조985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조6515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양대 증권시장을 합쳐 무려 35조7500억원을 사들였는데, 작년 같은 기간 개인이 양대 시장에서 8369억원을 순매수했던 것에 비하면 40배 넘게 증가한 규모다.

다만 지수 관련 종목 중에서도 투자수익을 실현하기 위한 옥석 가리기는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뉴딜 수혜주로 꼽힌 종목에 과도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매도에 따른 주가 급등락은 더욱 심해졌기 때문이다. 

실제 그린 뉴딜의 핵심 수혜주로 부각됐던 한화솔루션은 지난 16일 전장 대비 750원(1.74%) 하락한 4만2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솔루션은 그린 뉴딜 관련주로 지목된 이후 지난 3일 15.5%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가, 11일 5.9% 하락한 이후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후 17~18일에는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수소연료전지 관련 기술을 보유해 그린 뉴딜 수혜주로 꼽혔던 코오롱머티리얼도 지난 1일 30% 급등했지만, 지난 3일과 8일 6%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최근 이틀 연속 하락 마감했다. 

한 연구원은 "최근 유동성의 힘으로 증시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각 종목의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대한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며 "K-뉴딜지수 중에서도 주도주면서 펀더멘털이 양호한 업종과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K-뉴딜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들의 앞으로 수급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RX BBIG K-뉴딜 지수 신설 수혜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인터넷·게임 업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시각이 있지만, 그 수혜가 업종 전반적으로 확산되기에는 펀드나 ETF 론칭이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