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 이식대기 5000명… 정부, 돈 없어 기증자도 못 받아
조혈모세포 이식대기 5000명… 정부, 돈 없어 기증자도 못 받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1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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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조혈모세포 이식대기 환자 5118명… 대기시간만 5년 2개월
2017년 예산 줄어든 뒤 4년째 유지… 대기 환자 해마다 늘어 악순환
(자료=최혜영 의원실)
(자료=최혜영 의원실)

조혈모세포 이식 대기자가 5000명이 넘지만, 예산이 없어 기증희망자 등록도 이월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위한 평균 대기시간만 5년 2개월이다.

18일 질병관리청이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에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는 환자는 올해 6월 기준 5118명이다.

조혈모세포는 모든 종류의 혈액세포를 생성하는 줄기세포다. 인간의 생존유지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꼽히는데, 보통 골수나 아기의 태반과 탯줄에 존재한다. 몸 혈액의 약 1%에 해당한다.

흔히 알고 있는 골수 이식도 골수 조혈모세포이식이 정식 명칭으로서 현재는 조혈모세포이식으로 정정돼 불리고 있다. 본래 백혈병 등의 악성 혈액질환에서 사용되던 치료법이었으나, 최근 자가면역질환의 발병기전 연구 성과와 이식술의 발전으로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푸스, 전신성 경화증 등 여러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응용하고 있다.

이를 이식 받기 위한 환자는 2016년 3702명에서 2017년 4364명, 2018년 4497명, 지난해 4996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2016년 대기자 수에 비하면 올해 6월까지 1416명이 증가한 셈이다.

평균 대기시간도 2016년 3년 10개월(1392일), 2017년 1561일, 2018년 1682일, 지난해 1726일로 길어지고 있다.

반면 기증하고 싶어도 기증하지 못하는 사람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4258명의 기증 희망 등록자가 다음해로 등록이 이월됐다. 매년 10~11월이면 등록이 마감됐다.

다음 연도에도 사업을 2월 중순에 시작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신규 기증 희망 등록자는 수개월간 공백으로 남아있던 꼴이다.

이같은 지연 이유는 현재 기증 희망 등록 과정에서 국가가 부담하고 있는 검사비와 혈액관리비용 등에 대한 예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관련 예산을 2016년 26억6000만원에서 2017년 23억8000만원으로 감액한 뒤 4년째 그대로 두고 있다. 한정된 예산 때문에 1년에 기증 희망을 할 수 있는 인원을 제한하다보니 등록이월자 수가 계속 발생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복지부는 '다음 연도 예상모집 인원 일부를 우선 배정해 기증 희망자가 연중 단절없이 등록하고, 검사 지원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올해 예산으로 등록 가능한 인원을 초과하면 검사비와 검사기관에 대한 지원금이 해를 넘어 지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만성 문제로 야기될 공산이 큰 실정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