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부산시장 보선' 고심하는 여당… 야권은 벌써 춘추전국
'서울·부산시장 보선' 고심하는 여당… 야권은 벌써 춘추전국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1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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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벌써부터 부산시장 출마 난무… 서울시장 후보군도 윤곽
민주당, 공천 부심하면서도… 악재 속 지지율 상승에 승리 자신
(왼쪽)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른쪽)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진=연합뉴스)
(왼쪽)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른쪽)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진=연합뉴스)

내년 재·보궐 선거를 두고 여당은 신중 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야권에선 벌써부터 각종 각본과 후보가 난무하고 있다.

내년 4월 예정인 재보선과 관련해 현재 야권에선 박형준 동아대학교 교수와 서병수·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이진복·유재중·이언주 전 미래통합당 의원, 박민식 전 새누리당 의원 등 전·현직 인사가 출마를 시사했거나 후보군에 올랐다.

앞서 여당 소속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하고, 스스로 물러나면서 야권에선 부산 민심이 여당에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 부산은 여야 경쟁이 치열했지만, 오 전 시장 사건이 야당 호재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야권에서 선두를 달리던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 의원의 불출마 피력은 부산시장 선거 판을 각축장으로 키우는 요소가 됐다.

아직 물 위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서울시장 후보군도 윤곽이 나올 태세다. 현역 권영세·윤희숙 국민의힘 의원과 나경원·김선동·김용태·오신환·지상욱 전 통합당 의원, 이준석 전 통합당 최고위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정치권에선 이번 서울시장 선거 승부가 '참신성'에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성추행'이라는 불명예로 물러났기 때문에 모든 계층을 아우를 인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최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을 언급하며 초선 의원에 대해서도 공직선거후보자추천(공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상원의원 경력이 2년밖에 안 됐었다는 것을 근거로 댔다.

하지만 초선 의원 입장에선 서울·부산시장 보선 출마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당선되더라도 남은 임기만 채우고, 1년 뒤인 2022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다시 시장 선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당내 경선을 거쳐 공천을 받아도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은 6개월도 채 남지 않는다. 차라리 2년 후 지방선거를 목표로 치밀히 준비하는 게 현실적으로 당선 가능성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수차례 대국민 사과한 더불어민주당은 올해 연말에야 공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부산시장 공천이 불가능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만든 당헌 96조 2항은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그 직위를 상실해 재·보궐 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부산시 광역단체장 보선은 오 전 시장이 성추행을 인정했기 때문에 귀책 사유가 분명하다. 박 전 시장의 경우에도 당내에서 귀책 사유가 있다는 평가가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서울 석권을 위해선 3선 박 전 시장의 공백을 매울 정도의 '참신한 거물'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수도와 제2의 도시에서 보선이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공천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선거를 통해 유권자 심판을 받거나, 최소한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게 민주주의 원칙에 맞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부동산 투기 열풍과 집값 상승까지 겹쳐 여전히 변수가 많지만, 부산의 경우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도가 오르는 양상을 보였다.

17일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 발표에 따르면 9월 3주차 민주당 지지율은 35.7%로, 3주만에 지지율 반등에 성공했다. 특히 부산·울산·경상남도에선 전주보다 9.4%p 상승하는 상황도 나왔다. (14~16일, TBS 의뢰, 18세 이상 유권자 1512명 대상 임의 전화걸기 방법,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p, 응답률 5.5%,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아직까진 여야 분위기가 극과 극을 달리고 있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내년 재보선 승리를 확신하는 목소리가 대다수다. 잇따른 악재에도 여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개표 전까진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