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1.7조 규모 구조조정
두산그룹,1.7조 규모 구조조정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6.03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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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00억원에 3개 계열사.한국우주항공산업 지분 매각 ,
"현금 확보로 제기됐던 자금 불안 우려 완전히 해소"
두산그룹이 구조조정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하고 3개 계열사와 한국우주항공산업(KAI) 지분을 이 회사에 매각한다.

이에 따라 두산은 지난해와 올해 초에 있었던 테크팩(매각대금 4000억원)과 주류부문(매각대금 5027억원) 매각을 포함해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됐다.

두산그룹은 3일 총 7808억원 규모의 삼화왕관 사업부문과 SRS코리아, 두산DST를 비롯해, KAI의 지분 20.54%를 재무적투자자(FI)와 각각 설립한 SPC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두산은 DIP홀딩스라는 SPC를 설립했으며, FI인 미래에셋PEF과 IMM 프라이빗 에쿼티(PE)는 오딘홀딩스를 설립했다.

두 회사의 출자금은 오딘홀딩스 2700억원, DIP홀딩스 2800억원으로 삼화왕관 사업부문과 SRS코리아 매각대금으로 1500억원을 받은 두산의 순출자액은 1300억원이다.

이들 회사는 출자금과 차입금으로 두산 3개 계열사와 KAI 지분을 7800억원에 인수하게 되며 지분 인수 비율은 두산 51%, FI 49%다.

세부 매각금액은 두산이 보유 중인 삼화왕관 사업부문 408억원, SRS코리아 1100억원이며 두산인프라코어가 주인인 두산DST와 KAI 지분은 각각 4400억원과 1900억원에 매각된다.

두산그룹은 이번 매각과 관련된 주요 절차와 자금 유입을 이달 말까지 마무리지을 예정이다.

새로 설립된 SPC는 두산이 경영권을 갖고 이사회에 FI를 참여시킬 계획이다.

투자금 회수 방안과 관련해서는 5년 내에 SPC 매각을 끝낼 방침이다.

3년이 지나면 서로 간의 투자 회수를 보장하기 위해 한 쪽이 지분 매각을 원할 경우 상대방도 매각에 동참해야 하는 ‘드래그얼론(Drag Alone)’ 조건을 붙였다.

이 경우 서로 간에 우선매수권이 부여된다.

계약에 앞서 두산과 FI들은 인수 대상기업에 대한 실사를 마친 상태다.

이처럼 새로운 매각방싱이 도입된 데 대해 두산 측은 “현재의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여건에서 구조조정을 선제적으로 마무리해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경기회복기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 측은 이어 “현재 금융권이 추진하고 있는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의 구조조정 모델과 두산의 장점을 결합해 구조조정 효과를 달성하면서 동시에 수익 기회를 확보하는 새로운 구조조정 모델”이라며 “특히 헐값매각 우려 해소, 경영안전성 확보, 투자 위험성 해소 등의 이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각 금액과 관련해 그룹 관계자는 “올해 예상 실적 기준 에비타 배수(EBITDA Multiple)가 7~8배 수준으로 현재의 M&A 시장 여건을 감안할 때 적정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거래를 통해 6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두산그룹은 새로 유입되는 자금을 바탕으로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에 올해 안에 7억2000만달러를 추가 출자할 예정이며 DII는 이를 차입금의 조기 상환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두산인프라코어는 채권단과 내년부터 적용될 에비타(EBITDA, 세금·이자지급전이익) 부채비율을 5~6배에서 2012년까지 올해와 같은 7배로 유지하는 내용의 DII 대출계약 조건 변경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2012년 상반기까지는 추가 증자 부담이 생기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이번 현금 확보로 금융시장 일각에서 제기됐던 자금 불안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게 됐다”며 “DII가 올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16%씩 매출이 늘어나는 등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 경기가 회복세를 타면 경영실적이 급속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