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서울시, 삼세번 만나나…송현동 부지 '안갯속'
대한항공-서울시, 삼세번 만나나…송현동 부지 '안갯속'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1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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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서울시-대한항공 3차 출석회의 일정 아직 못 잡아
대화서 이견 못 좁힌 것 관측…불확실성 해소 위해 매각 필수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서소문 대한항공 빌딩. (사진=신아일보 DB)

대한항공은 최근 국책은행의 지원 등으로 유동성 확보에 한숨 돌렸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 계획이 지지부진하면서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하루빨리 자산을 매각해야 하지만, 송현동 부지 매각을 두고 서울시와의 마찰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두 번에 걸쳐 직접 만났지만, 속 시원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 따르면 서울시와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를 두고 지난 1일 2차 관계자 출석회의를 개최한 후 아직 3차 출석회의에 대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앞서 권익위는 지난 달 20일 서울시, 대한항공 관계자와 출석회의를 개최해 양측의 입장을 확인했다. 이번 대화는 대한항공이 지난 6월과 지난달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추진에 대해 행정절차 중단 권고를 내려달라는 고충 민원을 권익위에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대한항공은 1차 출석회의 이후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의 매각을 막는 사실상 위법성 짙은 ‘알박기’”라고 주장하며, 서울시의 문화공원 추진을 비판했다. 1차 출석회의에서 대화의 진전이 없었던 것이다.

이후 9월1일 열린 2차 출석회의에서도 양측의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권익위 관계자는 “지난 2차 출석회의 이후 아직 (사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회의 일정은 아직 잡힌 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두 번째 만남에 대해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으로선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풀이가 나온다. 대한항공은 최근 국책은행의 지원 등으로 한숨 돌렸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은 최근 여신승인위원회를 열고, 대한항공에 3억달러의 해외 투자자금을 2년 만기로 대출하는 것을 승인했다. 대한항공은 이를 통해 미국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월셔그랜드센터 호텔의 3억달러 규모 차입금을 갚을 수 있게 됐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1조2270억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하고, 지난달 한앤컴퍼니와 기내식기판사업에 대한 영업양수도계약을 체결하면서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를 9906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이 같은 매각과 지원을 통해 당장의 유동성 위기를 벗어나긴 했지만, 앞으로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송현동 부지 매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이스타항공 등 최근 항공업계의 매각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대한항공은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서울시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불확실성을 안고 가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