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이틀 연속 '급락세'…전문가 "몇 개월 조정기 거칠 것"
카카오게임즈, 이틀 연속 '급락세'…전문가 "몇 개월 조정기 거칠 것"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9.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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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1개월 의무보유 확약 물량 가장 많아 한달 후 매도세 커질듯
자체 개발 비중 적어 수익구조 한계…현재 기업가치 유지는 어려워
카카오게임즈 최근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카카오게임즈 최근 주가 흐름. (자료=네이버 증권)

최근 상장된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이틀째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향후 주가가 길면 몇 개월간 조정기를 거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관 투자자에게 배정된 공모주 물량 가운데 단기간 의무보유를 확약한 물량이 많고, 카카오게임즈가 자체 개발 비중이 적다는 구조적인 한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코스닥시장에서 카카오게임즈는 전 거래일 대비 6300원(8.54%) 내린 6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전날 9% 하락한 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주가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지속적인 조정기를 거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가 의무보유를 확약한 공모주 물량이 가장 많이 풀리는 한 달 후에는 대규모 매도세가 연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만 SK증권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1개월 의무보유를 확약한 물량이 가장 많기 때문에, 카카오게임즈 주가 또한 매도 물량이 대거 출회될 수 있을 한 달 후 크게 하락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기관 투자자 배정 물량 가운데 의무보유 확약 신청 물량은 58.59%로 SK바이오팜(81.15%)보다 적다. 더욱이 공모주 의무보유를 확약한 기관 중에서는 1개월 보유를 약속한 기관이 496건으로 전체 확약 기관의 51%를 차지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시가총액은 2조원대 수준이다. 15일 종가 기준 카카오게임즈의 시가총액은 4조9000억원으로, 아직 주가는 과열 구간에 있다는 판단이 나온다. 

카카오게임즈의 기업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없는 원인으로는 퍼블리싱 중심 수익구조가 중점적으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퍼블리싱 매출 비중이 60%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게임 산업은 게임에 활용되는 IP(지적재산권)를 개발하는 IP 개발사와 게임을 실제로 제작하는 제작사, 유통과 운영을 맡는 퍼블리셔의 3가지 유형으로 나뉘며, 게임을 출시하는 데 따른 수익은 계약 조건에 따라 제각각 나눠 갖게 된다. 개발사와 달리 마케팅·운영 등 게임 서비스 관련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퍼블리셔에게 돌아가는 몫이 상대적으로 적은 이유다.  

실제로 '카트라이더' 및 '던전앤파이터'라는 IP를 가진 넥슨과 '리니지'라는 IP를 가진 엔씨소프트가 올해 상반기 각각 46.4%, 36.5%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동안,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률은 14.2%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진구 KT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7월 출시한 가디언테일즈 및 올해부터 내년까지 출시할 엘리온과 오딘은 모두 퍼블리싱을 맡은 작품"이라며 "자체개발 비중이 낮다는 점과 검은사막의 북미·유럽지역 재계약 관련 변수를 고려했을 때,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주가수익 비율(PER)은 20배를 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의 사업 부문이 앞으로도 다각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카카오게임즈의 성장성을 유의미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 연구원은 "여전히 구조적인 한계는 있지만, 카카오게임즈는 개발 전문 스튜디오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자체개발작 매출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60% 수준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소수 인기 IP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넥슨이나 엔씨소프트 등 국내 주요 게임사보다도 다소 높은 수준의 타깃 PER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