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방송 파급력 미리 생각해야
[e-런저런] 방송 파급력 미리 생각해야
  • 신아일보
  • 승인 2020.09.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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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방송사에서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연예인 A씨를 추모하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하지만 해당 방송은 뜻밖의 피해자를 만들었고 결국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단했다.

피해자는 A씨의 전 연인 B씨였다. 방송에서는 A씨가 생전 B씨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그와의 이별로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등을 A씨가 자필로 작성한 일기 등을 통해 보여줬다.

또 A씨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통해 A씨가 B씨와 공개열애를 하면서 가족과의 인연을 끊은 사연도 전했다.

방송 직후 B씨의 SNS 계정은 수많은 악플로 도배 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B씨와의 연애가 A씨 사망의 원인이라는 악의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프로그램을 제작한 피디는 “B씨도 피해자인데 너무도 미안하다”면서 “A씨의 인생을 다루는 ‘전기 다큐’였기 때문에 A씨의 인생에 중요한 인물인 B씨의 이야기는 다룰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물론 해당 프로그램은 좋은 의도에서 시작됐다. 힘든 가정환경에도 연예계에 데뷔해 늘 밝은 미소를 간직했던 A씨. 하지만 행복했던 연애가, 솔직하고 당당했던 일상 모습이 가십거리가 되고 악플로 이어지는 상황에 힘들어했던 그녀의 짧은 생을 편견 없이 바라봐주길 원했을 터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하더라도 해당 방송으로 인한 부작용을 생각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무엇보다 B씨가 A씨의 인생에 진심으로 중요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면, 방송의 파급력을 고려해 내용에 관한 충분한 논의와 사전고지가 선행돼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악플’로 고통 받았던 A씨를 추모하고자 했다면 더더욱.

권나연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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