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인수무산, 금호산업이 책임져야'…현산 "법적 대응"
'아시아나 인수무산, 금호산업이 책임져야'…현산 "법적 대응"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15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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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인의 선행조건 미충족으로 거래종결 이뤄지지 않아"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불만…"재실사 12주 고수하지 않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섰다가 무산된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15일 인수 무산 책임을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에 돌리며, 법적 공방을 예고했다.

현산은 이날 입장문을 배포하고 “본 계약의 거래종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매도인(금호산업)의 선행조건 미충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며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의 계약해제와 계약금에 대한 질권 해지에 필요한 절차 이행통지에 대해 법적 차원에서 검토 후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산의 이번 입장 발표는 지난 10개월 동안 이어진 아시아나항공 매각 작업이 지난 11일 무산된 이후 처음이다.

관련업계에서는 현산의 이 같은 입장이 2500억원 규모의 계약금 반환 소송을 둘러싼 법정 공방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 해제를 통지해 온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성실히 계약상 의무를 이행해 왔다”고 말했다.

현산은 이번 입장문에서 그동안 채권단과 금호산업에 요구했던 재실사 요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현산은 “인수 계약의 근간이 되는 아시아나항공의 기준 재무제표와 2019년 결산 재무제표 사이에는 본 계약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차원의 중대한 변동이 있었다”며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인수계약의 거래종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다”고 주장했다.

또, “내부 회계 관리제도에 대한 외부 감사인의 감사의견 부적정과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한 의구심은 당연히 해소돼야 할 계약의 선행조건”이라며 “더욱이 인수 과정 중 아시아나항공의 대규모 차입, 전환사채(CB) 발행,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의 행위가 계약상 필수요건인 인수인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진행되면서 재실사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금호아시아나에 계열사 간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수백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총수·경영진·법인을 검찰에 고발 조치하는 등 법률 리스크까지 현실화했다”고 말했다.

만약 그대로 거래를 종결할 경우 관련 임직원들의 배임 이슈와 함께 HDC그룹의 생존도 위협받을 수 있는 우려가 높은 상황이어서 재실사가 결코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현산은 “산은은 협의에서 기존 인수조건의 조정 등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앞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포괄적인 입장을 전달했을 뿐”이라며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았으며, 당사도 인수조건에 대해 요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산은이 인수조건에 대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자고 제안했기에 현산은 지난 8월26일 면담에서 재실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12주를 고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은은 언론을 통해 인수 무산을 공식화했으며, 매도인인 금호산업은 지난 11일 일방적으로 본 계약의 해제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