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외교 ‘신아시아 구상’ 신호탄
MB 외교 ‘신아시아 구상’ 신호탄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6.0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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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아세안 리더십 업그레이드
10개국 정상, 북핵 실험 규탄 공동언론성명도 채택

이명박 대통령은 아세안 10개국 정상들을 초청한 가운데 1박 2일간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열어 한국의 아세안 리더십을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성과를 남겼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북핵실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라는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이 대통령이 지난 3월 동남아시아 순방기간 중에 발표한 '신아시아 구상'의 추진 엔진을 다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정상회의 참가국인 아세안 10개국들이 모두 북한과 수교국임에도 북한 핵실험에 대한 '공동 언론성명'이 채택된 것은 적지 않은 성과라는 지적이다.

아세안에서는 북핵 해결을 위해 '6자회담의 재개'를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로 문구 수정을 요구할 만큼 이번 언론성명 채택에 적극적이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2일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마무리하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 정상들은 최근 북한의 핵실험이 국제 비확산체제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동아시아, 나아가 세계 평화와 안정을 저해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북핵실험 공동언론성명 채택에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고 6자회담에 즉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며 "이러한 내용을 담아 공동언론성명을 채택해 주신 10개국 정상 여러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아세안 10개국이 북한 문제에 같은 목소리를 낸 전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아세안 국가 가운데 북한과 우방으로 불리는 국가들도 포함돼 있고, 비동맹 외교중심지였던 인도네시아가 북한 규탄에 동참한 것도 남다른 의미를 갖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7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망사건'과 관련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을 의장성명에 포함시키려다 실패한 것과 비교하면 북핵 이슈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한·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됐다.

특히 이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에서 개최된 다자간 정상외교 무대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이번 행사를 통해 이 대통령이 지난 3월 천명한 '신 아시아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한국의 아시아 외교 추진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한·아세안간 경제협력, 문화·인적교류 확대, 기후변화 문제 공동 대응 등 미래 발전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취임 첫 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개국 외교를 마무리한 'MB 외교'의 지평을 한단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대통령은 특별정상회의 공식 개막 하루 전인 31일 제주 서귀포시 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열린 한·아세안 CEO 서밋에서 무역·투자, 문화·관광, 녹색성장 등 아세안과의 3대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비즈니스 외교'도 함께 주력했다.

특히 이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정상들은 2일 자유무역협정(FTA) 투자부문 협정에 서명, 지난 2005년 1월부터 시작된 한·아세안 FTA 협상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한·아세안 FTA를 기반으로 2015년까지 1500억달러 규모로 교역을 확대하기로 합의하고, 정부는 아세안내 개발격차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2015년까지 대 아세안 ODA를 2008년 규모의 2배로 확대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