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출구전략
[e-런저런] 출구전략
  • 신아일보
  • 승인 2020.09.14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구전략’이란 말 그대로 어떤 상황을 벗어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전략을 의미한다.

원래 베트남 전쟁에서 발이 묶인 미국이 승산 없는 싸움에서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군대를 철수할 방안을 모색할 때 제기된 용어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경제 분야에서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취했던 각종 완화 정책들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등 경제에 미칠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해’ 또는 ‘후유증’ 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21일 시작됐던 의사들의 파업, 그리고 이에 따른 집단휴진 사태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의사협회는 정부 및 여당과의 합의를 이끌어내며 단체행동에서 발을 뺐다. 이 합의에 절차상 문제가 있다며 버텼던 전공의들도 결국 현장으로 복귀했다.

이들은 정부가 추진했던 4대 공공의료정책의 ‘원점 재논의’라는 당초 단체행동의 목적도 달성했고, 이 과정에서 불거졌던 업무개시명령 미이행에 따른 고발 조치도 취소돼 나름 피해를 최소화했다.

하지만 의사 국가고시 응시 거부라는 ‘배수진’을 쳤던 의대생들은 정부가 의사협회와의 합의 이후 응시 재신청 기간을 한 차례 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출구를 찾지 못했다.

이에 정부는 국민의 동의 없이는 더 이상 기회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국민들은 의대생들에게 등을 돌린 지 오래다.

업무에 복귀하면 아무런 피해가 없는 의사협회나 전공의들과 달리 의대생들은 국시에 응시하지 못할 경우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1년이라는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의대생들은 먼저 단체행동을 마무리한 선배 의사들을 향해 “학생들은 홀로 남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출구전략’을 등한시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