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에 고개 숙인 문 대통령… "질병관리청, 항상 감사하고 미안"
정은경에 고개 숙인 문 대통령… "질병관리청, 항상 감사하고 미안"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1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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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임명 위해 충북 내려가
차관급 인사에 이례적 임명장 친수… '현장 전달'도 처음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충북 청주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에서 정은경 초대 질병관리청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정은경 신임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친수를 위해 충청북도 청주에 위치한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를 직접 방문했다.

통상 차관급 인사 임명장은 국무총리가 전수하는 것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친수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또 대통령이 청와대가 아닌 업무 현장을 찾아 임명장을 직접 수여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신임 질병관리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질본'은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애칭이 됐다"며 "질본의 질병관리청 승격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청장에게도 "세계에서 모범으로 인정받은 K(한국형)-방역의 영웅 정 본부장이, 승격한 질병관리청의 초대 청장으로 임명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공식 승격을 하루 앞두고 제가 직접 질본을 방문해 여러분이 일하는 사무실 현장에서 함께 초대 청장 임명장 수여식을 갖게 돼 매우 기쁘다"며 "청와대 밖에서 고위직 정무직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의전상으로는 청와대에서 격식을 갖춰서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것 조금 더 영예로울지 모르지만, 지금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 없는 질본 상황을 감안했다"며 "또 무엇보다도 관리청 승격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여러분과 함께 초대 청장의 임명장 수여식을 하는 게 더욱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소회했다.

문 대통령은 "질본의 청 승격은 정부의 정책이지만, 정부의 의지만으로 이뤄진 것은 아니다"라며 " 질본이 감염병 관리에 있어서 더 큰 역량을 가지고 더 총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길 바라는 국민의 큰 기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사실에 무한한 자부심을 가져주시기 바란다"며 "그리고 그 자부심에 걸맞는 책임감도 함께 가지면서 국민 기대에 부응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께 항상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이라면서도 "여러분에 대한 감사와 격려를 따로 길게 드리지 않겠다. 질본이 청으로 승격된 사실 그 자체, 그리고 또 초대 청장의 임명식을,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질본 여러분과 함께 갖는 자체가 대통령과 국민이 여러분께 보내는 최고의 감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코로나와 언제까지 함께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끝까지 역할을 잘해주시고 청으로 승격을 되는 것을 계기로 해서 더 큰 역할을 해주시기 바란다. 그리고 하루 빨리 우리 국민을 정상적인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정 청장은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뒤 "기대와 믿음을 항상 잊지 말고, 마음 속 깊이 가지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국민의 건강과 사회 안전을 지키는 건강 지킴이로서 질병관리청이 거듭나도록 모든 직원이 한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임명장 수여식에는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으로 가족 대신 직원이 참석했다.

질병관리청은 예산·인사·조직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고, 실질적 권한을 가지고 감염병 관련 정책을 수립·집행한다.

정 청장은 "질병관리청이 출범하게 된 이유는 당장으로는 코로나19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고 멀리는 앞으로 다가올 수 있는 국민 건강과 사회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신종 감염병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라는 국민의 뜻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청장은 "직원 모두 한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코로나19의 극복과 감염병 '컨트롤 타워(통제본부)'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문 대통령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에게 감사를 표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