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트로트에 매몰된 대한민국
[e-런저런] 트로트에 매몰된 대한민국
  • 신아일보
  • 승인 2020.09.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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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세상이 요지경이다.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치는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어지럽던 고려 말에나 등장했던 ‘시무7조’가 현세에 등장했다. 이러다 최치원의 ‘시무10’조, 최충헌의 ‘봉사10조’까지 나타나지 않을까 심히 염려스럽다.

어느 당은 알맹이는 그대로 이름만 바꿨다며 환골탈태를 외치기도 하는 등... 더욱이 고위층의 엄마 찬스, 아빠 찬스로 국민들은 그야말로 누적된 분노와 피로감으로 급기야 정치에 정자만 나와도 “싫다 싫어 생각을 말자”라며 손사래를 칠 지경이다.

국민들은 말한다.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주세요"라고. "정치를 재개발해 주세요"라고 말이다.

코로나로, 수해로, 태풍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정치로 더할 나위 없이 엎친 데 덮친 난국 속에서도 기적은 일어나 방탄소년단이 빌보드 핫100 2주 연속 1위를 차지하며 국위선양에 앞장서고 있다. 조항조의 ‘고맙소’든 김호중의 ‘고맙소’든 그저 ‘고맙소’.

그동안 정계든 재계든 연예계든 각 분야에서 “그대, 군필 앞에만 서면 나는 왜 작아지는가”와 같은 모습을 많이 보여왔다. 선거 때만 되면 너도나도 내가 찐 군필이라며 군대 시절 사진을 올리기도 하고 자신은 “완전 찐이야”를 외치기도 한다.

본인뿐 아니라 자녀의 군대 문제로 대통령 선거에서 낙마하기도 하는 등 징병제를 시행 중인 대한민국에서 군대는 언제나 핵폭탄 급 이슈를 몰고 다닌다.

병원 특실에서 황제 수감을 하는 등 소수 고위층의 일탈이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사례는 지금껏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군대 문제만큼은 국민감정을 건드리기 가장 좋은 이슈다.

군대를 가야 하는 나이가 도래된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한다는 곳에 단지 코너링을 잘한다는 이유로 뽑히는가 하면 휴가 후 복귀 기한이 지났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그저 “내 인생에 태클을 걸지 말라”는 모습으로 너무나도 당당한 모습을 보여 국민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한다.

왜 국민들이 2020년인 현재 수십 년 전 유행했던 트로트를 다시 찾나 했더니 이 때문 이었나. 곳곳에 트로트의 애환이 묻어난다.

“60~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 집에서 쉬셔도 된다”라고 했던 한 정치인이 생각난다. 국민들은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투표권 행사에 나이가 있냐”며 묻는데 정치권은 동문서답하듯 “내 정치가 어때서”라며 의기양양한 듯하다.

10일 공개된 김호중의 ‘살았소’ 가사가 유난히 눈에 들어온다.

“살다 보면 아프고 힘들 때가 있어. 긴 터널을 지나다 보면 괜찮아질 거야. 그래 시간 지나 다 알게 될 거야. 진정으로 살아왔으니…주저앉고 싶을 때 포기하고 싶을 때 변함없이 날 웃게 해준 당신, 살았소 살았소 당신 덕분에 난 살았소”

싫은 정치, 미운 정치가 아니라 당신, 정치인 덕분에 살고 싶고 의지하고 싶은 밝은 세상이 오길 오늘도 바라본다.

/이상명 스마트미디어부 기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