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KT…‘통신공룡’ 출현
통합 KT…‘통신공룡’ 출현
  • 박재연기자
  • 승인 2009.06.0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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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3만8000명, 매출 19조원, 자산 24조원대
1일 통합 KT의 탄생으로 ‘통신 대전’ 시대가 도래했다.

1981년 한국전기통신공사로 출범한 지 29년, PCS 사업을 위해 자회사 KTF를 설립한 지 13년 만에 이뤄진 ‘통신공룡’의 출현으로 통신업계가 격동기를 맞이하게 됐다.

직원 3만8000명, 매출 19조원, 자산 24조원대의 거대 통합 통신사업자인 KT는 유·무선 결합과 방송통신 융합 등 컨버전스 흐름에 맞춰 통신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KT그룹은 2012년까지 ▲그룹 매출은 3조원 증가한 27조원 ▲영업이익률은 지난해보다 3%포인트 늘어난 3조1000억원 ▲유·무선통합(FMC) 가입자는 올해말 예상치보다 7배 이상 늘어난 210만명을 확보하겠다는 ‘3·3·7’ 계획을 발표했다.

KT는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KTF 직원을 KT로 파견 발령하는 일부 조직 개편을 했다.

KT는 KTF 직원 280명을 KT 본사와 지원부서 등으로 배치했다.

통합법인 사업강화를 위해 홈·기업·개인 등 3개 사내독립기업(CIC)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각 CIC의 대표를 사장으로 임명하는 책임경영체제로 전환했다.

지난달 31일에는 30년간 유지해온 호봉제와 연공서열식 인사제도를 전면 폐지, 성과 연봉제를 도입키로 했다.

공기업적 잔재의 대표 격으로 지적받아온 직급체계와 호봉제를 없애는 대신 개인별 실적에 따른 성과인상제 방식을 도입했다.

직원 배치도 본사 중심의 통제 위주 인사관행 개선 차원에서 HR 마켓플레이스 방식을 도입한다.

인력의 수요·공급을 웹사이트에서 개인과 부서간 시장 논리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KT는 “이같은 배치 시스템을 3만명이 넘는 대기업이 도입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과다한 인건비를 줄이고 경직된 기업문화를 극복하는 한편 부문별 책임경영으로 효율성을 높인 경영체제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합병KT의 유무선 컨버전스 상품 출시를 앞두고 다른 통신회사와 요금인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KT가 통합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갖춘만큼 SK와 LG계열 통신사들도 통신요금 인하 대책과 새로운 결합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SK텔레콤은 요금경쟁 신호탄을 쏴올렸다.

이동통신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인 SK텔레콤은 할인혜택을 강화한 요금제와 새로운 결합상품을 1일부터 선보였다.

LG텔레콤도 앞서 통신요금 절감대책을 제시한 바 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KT합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준비해왔기 때문에 1일 합병에 따라 새삼스럽게 반응할 것은 없다”며 “이미 지난달 세이브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요금제를 내놓았다”고 전했다.

이동통신시장 우위를 줄곧 SK텔레콤에 내줬던 KT는 KTF와 마케팅·네트워크 통합을 계기로 이통시장의 판도마저 바꿀 태세다.

KT는 이번 통합으로 연평균 3000억원 가량의 경비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KT의 유선전화와 KTF의 이동전화간 상호접속료 절감으로 요금 경쟁력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KT는 또 시내전화와 인터넷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이동전화, 와이브로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상품군을 가동하고 있어 이론상으로는 최대 6개의 통신상품을 통합할 수 있게 됐다.

한편, 통합KT에 대항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 텔레콤-데이콤-파워콤 등 SK와 LG 진영의 통합 으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합병 가능성에 대해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통신업계는 유선과 무선분야를 넘나드는 통합KT의 출범이 경쟁 통신사들의 합종연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