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런저런] 동상이몽
[e-런저런] 동상이몽
  • 신아일보
  • 승인 2020.09.07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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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첩약 급여화, 비대면진료 도입 등 4대 공공의료 정책에 대한 '원점 재논의'에 합의했다.

이로써 8월21일 이후 지속돼 온 의사들의 파업과 이에 따른 집단휴진이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당초 업무복귀가 예상됐던 7일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협회는 정부와 의사협회의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이 배제됐다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날치기 서명'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이후 전공의와 전임의, 의대생들로 구성된 젊은 의사 비상대책위원회가 비대위원장 불신임 투표까지 거친 끝에 '단체행동 잠정 유보' 결정을 이끌어냈지만 이번에는 일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반기를 들었다.

이 역시 비대위 결정 과정에 자신들이 배제됐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의대생들은 정부와의 합의서 작성 과정에서 젊은 의사들을 무시한 이른바 '패싱' 논란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초 의사들의 파업 선언에 대한 여론은 반으로 나뉘었다. 코로나로 온 국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방역 현장 일선에 나서야 할 의사들이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주장에 정부가 공공의료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의료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의사협회와 전공의들, 그리고 의대생들은 무엇을 위해 한목소리를 냈을까? 혹시 그 목소리 뒤에 각자 다른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점점 길어지는 의료 공백으로 인해 국민들의 주름이 깊어지는 만큼 의사들에 대한 의심 또한 깊어질 듯하다.

/한성원 스마트미디어부 차장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