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M&A, 무산 또 무산…고용불안 목소리 높아져
항공업계 M&A, 무산 또 무산…고용불안 목소리 높아져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06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 관리 체제서 구조조정 불가피
이스타항공 노조, 정리해고 비판하며 고용노력 요구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본사 앞. (사진=연합뉴스)

국내 항공업계는 굵직한 인수·합병(M&A)이 잇단 무산된 가운데, 피인수 항공사 직원들 사이에서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회사의 정리해고 명단 발표를 앞두고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고, 아시아나항공 일부 직원은 언제 들릴지 모르는 계약해지 통보에 몸을 사리고 있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항공업계의 반등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은 기정사실화됐다.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정부, 채권단과 협의 후 조만간 계약해지 통보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은 지난 2일 채권단에 ‘12주 재실사’ 요청을 고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지만, 채권단은 현산의 인수 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계약이 해지되면, 채권단은 매각 주도권을 쥐고 내년 재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 체제에 들어가면, 인력 구조조정 등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직원들은 내심 불안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한 직원은 “직원들 사이에서는 처음 현산에 매각된다 했을 때 ‘차라리 좋은 거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며 “직원들은 매각 무산이 사실화되면 생각보다 많은 수가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부분이 없어 어떤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제주항공과 M&A가 무산된 이스타항공은 현재 투자자를 물색하며, 재매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달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했다. 이달 7일에는 정리해고 대상자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은 6대의 항공기 운항을 위한 인력 40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을 모두 정리해고한단 방침이다. 희망퇴직자를 제외한 정리해고자는 약 600여명이 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3일 정리해고 명단 발표 중단을 요구하면서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노조가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고통분담 방안을 제시했지만, 경영진은 이를 묵살하고, 기업 해체수준의 정리해고를 고수하고 있다”며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고, 5억원 고용보험료 납입과 함께 월 5억∼10억원만 부담하면 8개월간 고용을 유지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한 노력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순환휴직 등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안을 적극 수용하고, 정부가 적극적 행정조치와 유동성 지원 등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8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노동자 인력감축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연합뉴스)
8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스타항공 노동자 인력감축 계획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사진=연합뉴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