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혁신 DNA 확실히 심겠다"… 다음 전략은 MB·탄핵 사과
김종인 "혁신 DNA 확실히 심겠다"… 다음 전략은 MB·탄핵 사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03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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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취임 100일… '기본소득제'로 존재감 부각 후 호남·중도층 포섭
취임 99일만에 당명 개정 "반성 없었다"… MB·탄핵 '대국민 사과' 예고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일 "후퇴하지 않을 변화와 혁신의 DNA(유전자)를 당에 확실히 심겠다"고 강조했다.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단 의지를 내비치면서 보수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취임 100일 비대면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알리며 "새로운 정강·정책을 기반으로 시대 정신과 국민 요구를 담은 변화를 이끌어 내고, 당의 조직·정책·선거 등 당 운영 전반에 혁신이 스며들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 패배의 충격은 당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했다"며 "위기의 근본 원인은 당이 여러 차례 국민께 실망을 드리며 불신이 축적돼 왔으나, 반성과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저 또한 한때 실망했지만,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한 축인 야당이 무너진다면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나라의 미래도 암울해질 수 있다는 위기 의식을 느꼈다"며 "백척간두에 선 심정으로 비대위원장직을 맡게 됐다"고 소회했다.

김 위원장은 "개혁의 시작은 진솔한 반성에서 시작된다"며 "그동안 우리 당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 하는 정당, 약자와 함께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옹호하는 정당, 이념에 매몰된 정당, 계파로 나눠 싸우는 정당으로 인식돼 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약자와 동행하는 정당, 국민 통합에 앞장서는 정당, 누구나 함께 하는 정당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며 "항상 진취적으로 사고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역동적이고 실행력 있는 정당이 우리가 꿈꾸는 우리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27일 우여곡절 끝에 정통보수 공당 쇄신을 위한 지도자로 부임했다. 가장 먼저 조직 개편에 나섰고, 진보권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본소득제'를 의제로 던지면서 국면 전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또 광주 방문 등 호남 끌어안기와 중도층 민심 확보에 열을 올리는 동시에 극우와는 결별하면서 지지율 상승을 이끌기도 했다. 정강·정책 개정과 함께 취임 99일 만에 당명까지 바꾸는 지도력을 보이기도 했다. 일각에선 '독선'이라는 불만이 나오기도 하지만, 투표에서 전국위원 570여명 중 90%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며 개혁에 동참하겠단 의지를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다음 전략으로 헌법 개정과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위 의혹에 대한 사과를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완료되면 적절한 시점을 택해 대국민 사과를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구상을 전했다.

또 "코로나 사태가 종결되면 여당에서도 개헌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뒤에는 개헌이 정치권의 화두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제왕적 대통령제' 등 권력구조 개편을 전제로 한 개헌 논의라면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겠다는 게 김 위원장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선 영입의 문을 열어놨지만, 홍준표·윤상현·권성동·김태호 의원 등에 대한 복당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내년 재·보궐 선거와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안 대표 등 외부 인사와 연대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일단 당 내부를 국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형태로 변경해 자연적으로 당 내부에서 대통령 후보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면서도 "외부에서 당에 관심을 갖는다면, 흡수해 대통령 후보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공천(공직후보자추천) 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로 생환한 일부 인사의 복당 문제에 대해선 "어제까지 비대위 발족 이후 정강·정책 다듬고, 당명 변화 가져로고 당에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 있다"며 "당이 완전히 안정적인 기반을 구축하면 그 다음에 거론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