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부채 2023년 106.7%…2차대전 직후보다 높아
미 정부부채 2023년 106.7%…2차대전 직후보다 높아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9.03 11: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 98% 이어 내년 104% 전망…작년 말 79% 대비 급증
2021~2030년 연간 재정적자 지난 50년 평균 초과 전망도
GDP 대비 미 정부 부채 비율 프로젝션. (자료=미 의회예산국)
GDP 대비 미 정부 부채 비율 프로젝션. (자료=미 의회예산국)

미국 정부의 부채가 올해 들어 급증했다. 내년부터 미국의 부채비율은 국내총생산(GDP)를 웃돌아 104%를 넘게 되고, 2023년부터는 2차 세계대전 직후(1946년)의 106%보다 높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또, 앞으로 10년간 연 평균 적자가 지난 50년간 수치를 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2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의회의 입법보조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미국 정부의 부채비율이 GDP 대비 98.2%(20조27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작년 말 79.2%(16조8010억달러)보다 9개월 만에 19% 급증한 수준이다. 미국 부채가 급상승하기 이전 시기인 2007년 이 수치는 35%에 불과했다.

미 예산국은 내년부터 정부 부채비율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내년 수치는 GDP 대비 104.4%(21조9310억달러), 2023년에는 106.7%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제2차 세계대전으로 큰 적자가 발생했던 지난 1946년(106%) 수치를 넘어서게 된다.   

재정적자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예산국 자료에 따르면 올해의 적자 추정치는 작년 9840억의 3배 이상인 3조3000억달러를 웃돈다. 이는 GDP의 16%에 해당하고, 1945년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예산국은 이미 코로나 구제 법안에 따라 3월 말부터 생긴 적자가 7140억달러에 이르며, 하반기에도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또, 2021년부터 2030년까지 미국의 연간 재정적자는 지난 1970년부터 2019년까지 연 평균 적자(-3.0%)를 초과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9년~2030년 미국 재정적자 회계 추정(위) 및 2020년 3월 대 9월 기준 1970년~2030년 재정적차 추이 비교 차트 (갈색선 9월).(자료=미 의회예산국)
2019년~2030년 미국 재정적자 회계 추정(위) 및 2020년 3월 대 9월 기준 1970년~2030년 재정적차 추이 비교 차트 (분홍색 3월, 갈색선 9월).(자료=미 의회예산국)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런 적자 상승에도 회계 상으로 미국 부채에 대한 순이자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예산국도 앞으로 10년간 이자 비용이 코로나19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지금 시점에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라이언 리들 맨해튼 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이날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으로는 경기 침체를 최소화하고 경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자율이 낮더라도 GDP 부채 비율이 치솟는 것은 지속가능한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또, 웬디 에델버그 해밀튼 프로젝트 이사(전 CBO 수석 경제학자)는 이날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99%와 101%라는 비율 사이에는 큰 경제적 차이가 없다"며 "국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더 유용한 척도는 GDP 대비 부채 궤도"라고 말했다.

월스티리트저널은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대부분의 선진국에서 부채가 증가했지만 2021년 이후에도 계속 GDP 대비 부채 비율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미국 뿐이라고 했다. 또 올해 독일과 프랑스, ​영국 등을 포함한 선진국 중 GDP 대비 부채가 가장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