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임시공휴일 지정 때 질본 의견 안 물어"… 광화문 책임공방 새국면?
"정부, 임시공휴일 지정 때 질본 의견 안 물어"… 광화문 책임공방 새국면?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31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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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진 의원실 "임기공휴일 지정 때 의견 수렴 있었나" 질본 질의
질본 "해당사항 없음"… 정세균도 "임시공휴일, 방역 도움 안 됐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현황과 전망, 우리의 대응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6차 목요대화에 참석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현황과 전망, 우리의 대응은?'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16차 목요대화에 참석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왼쪽)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 8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 당시 코로나19 방역을 주관하는 질병관리본부의 의견은 묻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여권이 코로나19 재확산 책임을 광복절 광화문 집회로 떠넘기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국면으로 부각될지 이목을 끈다.

31일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질병관리본부는 "8월 17일 임시공휴일 지정 과정에서 정부 측의 의견 수렴이 있었느냐"라는 질문에 "해당사항 없다"고 답변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8월 17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알렸고, 이틀 뒤 국무회의에서 임시공휴일 지정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정 총리는 지난 25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임시공휴일 지정과 교회 방역지침 완화 등에 대해 '질본 등 방역 당국과 협의했냐'는 조해진 통합당 의원 질의에 "당연히 협의한다. 협의는 물론이고 방역 당국의 제안을 받아서 중대본에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답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임시공휴일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방역 당국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또 조 의원이 제출받은 국무회의 보고자료와 회의록에 따르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일부 국무위원은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8·17 임시공휴일' 지정 안건이 상정된 뒤 어떤 의견도 표명하지도 않았고, 안건은 그대로 통과됐다. 인사혁신처도 해당 안건을 제안하면서 '주요 토의 과제 없음', '합의 필요 없음'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시공휴일 지정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에 대해 관련 부처가 신중히 검토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정 총리는 지난 25일 국회에서 임시공휴일과 관련해 "상당히 오래 전에 휴일로 지정했는데, 결과적으로 방역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그런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소회하기도 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