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던 인물이 있다. 홍정욱 전 한나라당 의원이다.
자녀의 마약 범죄 사건 이후 한동안 잊고 있었던 그의 이름이 인터넷을 장악했던 이유는 그가 남긴 SNS 글 때문이었다.
"그간 즐거웠습니다. 항상 깨어있고, 죽는 순간까지 사랑하며, 절대 포기하지 마시길. 여러분의 삶을 응원합니다. It's been a joy. Thank you."
이 짧은 글에 여론이 들썩인 것이다. '홍정욱 테마주'로 불리는 방송사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정치권 안팎에서 홍 회장의 정계복귀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중 가장 주목된 게 미래통합당이었다.
대권주자는 물론, 당장 내년 재·보궐 선거에 내보낼 인물이 없는 통합당에 대중 인지도가 높은 홍 전 의원이 언급 되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흥행소재가 되기 때문이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권주자를 포함한 차기 지도자의 이상형으로 '70년대생·경제통'을 제시한 바 있다.
홍 전 의원은 1970년생에다 기업인 경력도 있다. 두 조건에 모두 들어맞는 것이다.
즉각 통합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는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
사실 홍 전 의원은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굵직한 선거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보수 진영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그에게는 최근에 만들어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지난해 발생한 딸의 마약 범죄 사건이다. 직계가족의 마약 사건은 그의 영원한 약점이 될 수밖에 없다.
그가 여전히 정치권에서 이름이 언급되는 것 자체가 이상할 정도의 약점이다.
더군다나 사건은 먼 과거도 아닌, 바로 지난해 일이었다. 재판은 불과 두 달 전 진행됐다.
그런데 그의 SNS 글에 즉각 통합당이 소환되다니. 통합당의 인물난을 그대로 방증한 셈이다.
'치명상'을 입은 인물을 기용해야 할 정도로 인물난에 시달린다는 이야기다.
김종인 위원장이 통합당에 온 지도 이제 곧 100일이 된다.
광주에 가 5·18 민주화운동 영령 앞에 무릎을 꿇는 등 잇단 혁신 행보로 당 지지율은 올려놨지만, 아직 인물난은 전혀 해소하지 못한 모습이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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