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결국 코리아컵 연기 결정…경마경주 수출 '적신호'
마사회, 결국 코리아컵 연기 결정…경마경주 수출 '적신호'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8.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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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대표적인 국제 그레이드 경주
코로나19로 '코리아 스프린트'와 내년 연기 결정
수출 70억원 이상 손실, 글로벌 경쟁력 약화 우려
온라인 경마 콘텐츠 강화, 해외경마시장 개척 '속도'
지난해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 후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경주마 '블루치퍼'와 유현명 기수. (제공=한국마사회)
지난해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 후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경주마 '블루치퍼'와 유현명 기수. (제공=한국마사회)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 이하 마사회)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오는 9월13일 개최 예정이었던 국제경주대회 ‘제5회 코리아컵’과 ‘코리아 스프린트’를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처럼 국제적인 위상의 경주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면서, 한국의 경마경주 수출에도 적신호가 켜지게 됐다. 

마사회는 앞서 23일 한국경주분류위원회(Korea Pattern Committee, KPC)를 개최하고,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연기 결정을 아시아경마연맹 경주분류위원회(Asia Pattern Committee, APC)에 통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검역이 강화되고 출입국 후 격리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경주마들과 경마관계자들의 국제대회 참가가 어려워져 연기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마사회의 국제경주 연기는 해외 경마계에서도 아쉬워하는 모습이다. 

해외 매체인 더러브렛데일리뉴스는 ‘코리아컵, 스프린트 연기’라는 타이틀의 기사 보도를 통해 코로나 팬데믹에 따른 국제경주 연기를 아쉬워했다. 홍콩자키클럽도 코로나19로 두바이월드컵 등 대규모 국제경주들이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한국의 코리아 스프린트에 대한 기대감이 컸는데 연기 결정으로 아쉬움을 표했다. 

코리아컵과 코리아 스프린트는 국내 유일의 국제 그레이드 경주로서, 아시아와 유럽, 북미 대륙의 쟁쟁한 경주마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다. 일본과 홍콩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원정응원을 오는 등 국가대항전으로서의 위상을 자랑했었다. 특히, 작년 코리아컵에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해 자국 경주마를 응원하기도 했었다. 

2016년 첫 대회 이후 3년간은 일본과 홍콩의 경주마들이 우승을 차지했었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 경주마인 문학치프와 블루치퍼가 각각 코리아컵과 코리아 스프린트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후 블루치퍼는 경마 올림픽이라 불리는 미국 브리더스컵에서 3위를 차지하여 세계 경마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돌콩의 두바이월드컵 진출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뤄낸 큰 성과였다.

다른 나라에서 예정된 국제경주도 많은 변화가 있는 상황이다. 

매년 5월에 개최된 미국의 켄터키더비는 9월5일로 연기했었으나 최근 무관중 개최를 선언했다. 다만, 미국 최고의 스포츠 이벤트라는 점을 고려해 NBC를 통해 미국 전역에 생중계돼 1600만 이상의 시청자가 경주를 지켜볼 예정이다.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개선문상(Prix de l’Arc de Triomphe)은 시행 방식을 고민 중이며, 12월에 열리는 홍콩컵도 연기를 검토하고 있다. 

11월29일에 예정된 일본 재팬컵의 경우, 자국 경주마들로만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코로나19에도 경마 중단을 하지 않았고, 온라인 발매를 활성화해 전년보다 매출이 좋은 상황이다. 

경마를 비롯한 스포츠는 국제화를 통해 발전해왔다. 각종 국제대회와 프로스포츠 리그는 국경을 넘어 인적·물적 교류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자국의 경기력 향상과 관련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동력으로 작용했다.

마사회가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개최에 공을 들인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한국 경마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통해 수출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한국 경마경주의 수출 규모는 761억원이다. 이 중 연매출의 10%가량을 차지하는 71억원은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경주 수출에서 나왔다. 단, 하루 2개의 국제경주로 연매출의 10%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국제경주 연기로 경주 수출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가 높다.

이에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언택트(Untact, 비대면)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상으로의 경마 콘텐츠 강화에 적극 나서는 한편, 베트남과 카자흐스탄 등 해외 경마시장 개척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마사회 관계자는 “경마산업의 성장은 세계화와 맞물려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은 약화됐으나, 온라인은 열려있다”고 밝혔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