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문대통령 "특정교회 방역 방해"… 한교총 "사업장 취급 않았으면"
(종합) 문대통령 "특정교회 방역 방해"… 한교총 "사업장 취급 않았으면"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8.27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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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 전광훈 작심비판
한교총 회장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한국 개신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오른쪽) 등 참석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일부 교회의 코로나19 방역 방해 행위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에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에서 한국 교회 지도자 초청 간담회를 개최한 자리에서 "특정 교회에서 정부의 방역 방침을 거부하고, 오히려 방해를 한다"고 비판했다.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를 겨냥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우려에도 8·15 집회를 강행하고, 코로나 확진판정을 받은 후에도 방역에 협조하지 않자 작심 비판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정교회의) 확진자가 1000여명에 육박하고, 그 교회 교인들이 참가한 집회로 인한 그런 확진자도 거의 300명에 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때문에 세계 방역의 모범으로 불리고 있던 한국의 방역이 한순간에 위기를 맞고 있고 나라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제 한숨 돌리나 했던 국민의 삶도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의도한 바가 아니라 하더라도 일이 그쯤 됐으면 적어도 국민에게 미안해하고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오히려 지금까지도 적반하장으로 음모설을 주장하면서 큰소리치고 여전히 정부의 방역조치에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집회 참가 사실이나 동선을 계속 숨기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면서 "도저히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그런 일이 교회의 이름으로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그로 인해서 온 국민이 피해를 입고 있지만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직접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바로 기독교라고 생각한다"면서 "극히 일부의 몰상식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신망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대면 예배를 고수하는 일부 교회와 교인들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며 "하느님을 믿는 신앙을 가진 분들은 어려울 때일수록 하나님께 기대게 되고 하나님께 더 간절하게 기도하게 된다. 그 기도를 들어주실 것이라 믿고 자신과 가족을 지켜주고 구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언급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는 종교나 신앙을 가리지 않는다"며 "밀접하게 접촉하면 감염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감염되는 그 이치에 아무도 예외가 되지 못한다"며 방역 협조를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에서 한국교회총연합 김태영, 류정호, 문수석 공동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 교회 지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영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은 "교회 예배자 중에 감염자가 많이 나와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정부가  교회나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김 회장은 문 대통령이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어떤 종교적 자유도, 집회의 자유도, 표현의 자유도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면서까지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3단계 격상을 고민하시는 대통령님의 고심과 종교단체들이 보다 더 방역에 협조해 달라는 것에 방점이 있다고"면서도 "종교가 어떤 이들에게는 취미일지 모르지만 신앙을 생명 같이 여기는 이들에게는 종교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말했다.

이어 "그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랬다"며 "지금까지 나라와 민족을 위한 여러 역할은 물론 실제적인 국민의 삶을 지탱하는 힘이 되고 있다는 점을 존중해 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물론 교회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코로나가 한두 주, 한두 달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볼 때 대책이 없이 교회 문을 닫고 예배를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전체 교회의 (예배를) 막는 현재의 형식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정부도 부담이 될 것이고 교회도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