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증시, 한 박자 쉬어갈 타이밍
[기자수첩] 증시, 한 박자 쉬어갈 타이밍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0.08.26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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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증시는 전환점에 있다. 한 때 2400선을 넘으며 연일 고점을 돌파하던 코스피는 코로나19가 다시금 확산하면서 단 몇 일만에 한 달간의 상승분을 되돌렸다. 지난 14일부터 21일까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 4.27% 떨어졌다. 지난 3월 저점을 기록한 이후 최대 폭 하락한 수준이다. 

조정의 빌미가 되는 코로나19 확진세는 이번 한 주가 최대 고비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다시금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며 정부는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수도권에서 전국으로 확대했다. 방역당국 또한 신규 확진자 수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거리두기를 3단계로 상향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다행인 점은 증시의 중장기 방향성이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단 코로나19 재확산세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부 몇 개국에 국한된 현상이다. 지난달 말까지 신규 확진자 수가 급증하던 미국의 상황은 현재 개선되고 있고, 유럽의 경우에도 확진세는 스페인과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나타나고 있다. 대다수 증시 전문가들이 지난 3월과 같은 급락장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 이유다. 

증시를 떠받치는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점도 부담을 일부 줄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2조원을 넘어섰다. 올해 2~3월 코로나19의 1차 대확산 이후 증시가 반등했던 경험을 학습한 투자자들은 이번에도 지수가 손익 분기점까지 하락하면 적극적인 매수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단기간 급락한 증시를 완전한 하락 신호로 판단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섣부른 추격매수는 조심해야 한다. 현재는 여러 증시 전문가들이 진단하듯이 아직 오버 밸류에이션(평가가치가 실제 가치를 넘어서는 현상)을 우려해야 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후 8월13일까지 쉼 없이 오른 코스피는 최대 2458p까지 거침없이 상승했다. 과열을 식히긴 해야 할 시기다. 

내달 미국 대선이라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도 부담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의 주식시장은 TV 토론회가 열리는 9월부터 대선이 치뤄지는 11월까지 조정 흐름을 보였다. 특히 정권이 교체되면 연말까지 주가 흐름이 좋지 않았던 경우가 더 많았는데, 현재까지 지지율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공화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6.4%p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신중함이 필요하다. 그동안 유동성으로 꾸준히 상승했던 성장주의 비중을 줄이거나, 매수시점을 늦추는 등의 방어적인 대응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증시는 조정기를 지나고 있다. 불확실성이 클수록 차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때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