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전국 대유행 위기… “거리두기 3단계 격상해야”
코로나19 전국 대유행 위기… “거리두기 3단계 격상해야”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8.23 1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은경 “아직 정점 아냐… 3단계 격상 논의는 계속”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 (사진=연합뉴스)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전국으로 퍼지면서 대유행 위기가 한층 고조되자 거리두기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한 데 따라 지난 16일 서울·경기 지역에 한해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했다. 19일에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3개 지역을 대상으로 ‘완전한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적용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잦아들기는커녕 오히려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23일 0시부터는 전국에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내리게 됐다. 이에 이날부터 전국 클럽·룸살롱, 노래연습장, 헌팅포차, 단란주점, 300인 이상 대형학원, 뷔페식당 등 12종의 고위험시설은 영업이 금지됐고, 공적·사적 모임·행사 등은 실내·외에 따른 정원 제한, 방역수칙 점검 강화 등이 적용됐다.

정부가 전국에 ‘거리두기 2단계 격상’이라는 강수를 뒀지만 방역에 있어 갈 길은 아직 멀어 보인다.

방역 강화 조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신규 확진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추이고, 이날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397명, 400여명에 달하는 수가 기록되면서 현 거리두기 조치만으로는 사실상 방역·관리가 감당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들은 신규 확진자 수도 늘고 있고, 감염 경로를 모르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도 20%를 넘어섰다는 지표에 따라 새로운 집단감염이 잇달아 발생할 가능성을 점쳤다. 10명 중 2명은 감염 경로조차 확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방역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음을 짐작하게 한다. 최초 감염 원인과 경로를 모르면 그것을 차단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들은 당장이라도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해 확산세를 차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또 3단계로 올려서 코로나19에 대한 국민의 경각심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국에 일괄적으로 격상하기가 힘들다면 우선 수도권에서 3단계로 격상한 뒤 이어 지역에서 격상하는 것도 좋을 것으로 봤다.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주 2회 배 이상 증가하고 감염 경로 불분명 사례 비율, 관리중인 집단발생 현황 등이 급증한 경우에 적용될 수 있다. 3단계가 적용되면 필수적인 사회경제활동 외 모든 활동이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10인 이상 집합·모임·행사는 금지되고 스포츠 경기는 중지되며 공공다중시설 운영도 중단된다. 민간다중시설 중 고·중위험시설도 운영이 중단된다. 학교·유치원 등은 원격 수업 또는 휴업 해야하고 공공·민간기관 및 기업은 필수인원 외 전원 재택근무(의무 또는 권고)해야 한다.

거리두기 최고 수위인 만큼 사회활동 등 제약이 더욱 촘촘해지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런 주장에 거리두기 3단계 격상 필요성에 대한 검토에 나섰다. 하지만 검토에 나서면서도 내일 당장 3단계로 격상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고 보는 모습이다.

이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오늘 확진자가 400명에 육박한 것을 정점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며 “당분간은 확진자 숫자가 좀 더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국적인 대유행 위기를 앞두고 엄중하고 심각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행의 양상과 규모, 확대되는 속도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3단계 적용에 대한 필요성을 매일 고민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백본부 내에서 필요성과 시기, 방법 등에 대해 계속 논의하면서 검토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3단계 기준에 해당하는 일일 확진자 수, 감염 경로 불분명 비율 등 지표는 절대적인 게 아닌 참고 기준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즉 지표는 참고가 될 뿐, 기준을 충족한다고 해서 반드시 3단계로 가거나 그렇지 않거나 하는 게 아니라는 설명인 것이다.

한편 이날 코로나19 확진자는 사랑제일교회를 비롯 기업, 단체모임, 커피숍, 여행지 등 곳곳에서 나왔다. 정오 기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45명 더 늘어 누적 841명이 됐고, 서울 강남구 골드트레인‘과 경기 양평군 단체모임과 관련해서는 10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100명으로 늘었다.

경기 용인 우리제일교회에서는 4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180명이 됐고, 경기 파주 스타벅스 야당역점에서도 4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64명이 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관련 확진자도 7명이 추가돼 누적 35명이 됐고, 서울 성북구 극단 '산' 관련 확진자도 5명이 더 늘어 누적 31명으로 늘었다.

강원도 속초 여행을 떠난 동창회 관련해서도 7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25명이 됐다. 이밖에 인천 부평구 갈릴리교회(31명), 인천 미추홀구 노인주간보호센터(7명), 전남 순천 홈플러스 푸드코드(10명), 강원 원주 명륜초병설유치원(11명), 광주 웅진씽크빅 전남사업본부(7명), 대구 장례식(6명) 등에서도 관련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