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양제츠 '부산회담'서 "방한 조기 성사"… '연내' 빠져
코로나·미중 갈등·리커창 방한 등 고려된 듯… 내년 가능성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22일 '부산 회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에 대해 논의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22일 회담 직후 낸 서면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추어지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강 대변인은 "중국 측은 '한국이 시 주석이 우선적으로 방문할 나라'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상황 후 첫 해외순방지로 한국을 택하겠다는 의미다.
그러나 방한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 사안에 대해서는 외교당국 간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면서, 구체적 일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동안 청와대는 '시 주석의 조기 방한'에 대한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다.
이번 양제츠 방한에서 방한 시기 등이 확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전혀 발전하지 못한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불확실한 국내외 환경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다. 최근 국내에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잠잠해진다고 하더라도 올 하반기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국과 미국이 갈등을 겪는 부분 역시 고려됐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때문에 미중관계 등 대외적인 여건을 고려해 시기를 구체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오는 11월 3일 미국 대선 등 미중관계에서 대형 이벤트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올해 연말 리커창 중국 총리가 참석하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라는 점도 이유로 꼽힌다.
한중일 정상회의는 올해 한국이 의장국이라 연말쯤 한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은 한중일 정상회의의 경우 '연내 개최 필요성'을 협의했다고 시점을 명시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시 주석과 '넘버투'인 리커창 총리가 비슷한 시기에 방한하게 된다면 한중관계가 지나치게 부각된다는 점에서 양국 모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의 방한 시점이 올해를 넘길 것이라는 가능성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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