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도, 남아도 문제…카허 카젬 연임 두고 '잡음'
떠나도, 남아도 문제…카허 카젬 연임 두고 '잡음'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8.2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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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9월 취임 후 임기 일주일가량 남아
출국 시 불구속 기소 상태서 비판 면하기 어려워
임기 연장 얘기도 ‘솔솔’…숙제 쌓아놓고 '골머리'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연합뉴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사진=연합뉴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얘기가 흘러나오지만, 결과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카허 카젬 사장은 지난 2017년 취임 당시 내세운 임기 내 흑자전환을 이루지 못했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겪은 가운데, 최근 검찰 기소를 당한 터라 연임을 두고 잡음이 새나올 수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허 카젬 사장은 임기를 마친 후 떠나도 문제, 연임으로 남아도 문제다. 카허 카젬 사장이 연임하면 당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노조와 갈등은 증폭될 수 있다. 그가 임기를 마치고 한국을 떠나도 불구속기소 상태에서 위법 가능성에 대한 책임 회피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7년 9월1일 취임한 카허 카젬 사장의 연임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카허 카젬 사장은 글로벌 GM에서 봤을 때 지금까지 적절한 대처를 통해 한국GM을 이끌었다고 볼 가능성이 크다”며 “특별히 트집 잡힐 만한 일도 없어 연임을 안 할 큰 이유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허 카젬 사장은 연임을 확정하면, 우선 노사 관계 해소는 풀어야 한다.

카허 카젬 사장은 지난달 검찰로부터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1700여명을 불법 파견해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이는 지난 2018년 노조의 고발 이후 2년여 만에 나온 결과다.

한국GM 노사는 올해 초 ‘트레일블레이저’를 출시하며 손을 맞잡고, 판매량 증대에 협력하기로 했지만, 최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에서 임금인상 요구 등을 두고 갈등을 겪고 있다.

이를 두고 금속노조 한국GM지부 사무지회는 지난 19일 발행한 소식지를 통해 “지난 3차 교섭 석상에서 카허 카젬 사장은 2018년도 부도 직전까지 간 회사를 이렇게 존재하게 만든 것은 본인이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자화자찬했다”고 꼬집었다.

카허 카젬 사장은 그동안 회사의 수익성에 집중해 왔다. 지난 2018년에는 군산공장을 폐쇄해 약 2000억원의 영업손실 폭을 줄였다. 또, 같은 해 산업은행이 8100억원 규모를 출자한 경영 정상화 지원 방안을 이끌어 냈다. 지난해 초에는 연구·개발(R&D) 법인분리에 성공해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출범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GM은 올해 상반기 기준 내수 판매량 4만1092대로 꼴찌를 겨우 면한 4위를 기록하는 등 경영 정상화 동력을 상실하고 있다. 지난해는 연결 기준 영업손실 3323억6100만원을 기록해 6년 연속 적자를 냈다.

카허 카젬 사장이 이달이 지난 후 한국을 떠나도 문제다. 불법파견 등으로 불구속 기소 상태에서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을 등 돌린 채 도망치듯 가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관련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구속 기소된 사안에 대한 법원의 판결 등을 최종적으로 받으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어 장기간 풀어가야 할 문제”라며 “다만, 카허 카젬 사장은 수익성을 중심으로 한 경영 정상화에 집중하고 있어 임단협 등에 따른 노사 관계 마찰은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