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꾼 식품업계
[기자수첩]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꾼 식품업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08.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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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코로나19’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국내외에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면서,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판가름 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경쟁력을 키운 기업은 살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되는 ‘적자생존’ 현상은 더욱 뚜렷해진 것이다. 

다소 잠잠했던 코로나19는 최근 들어 빠르게 재확산 되고 있다. 17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2200만명을 넘어서며, 2차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예고됐다. 제임스 불러드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가 “코로나19는 예상보다 더 끈질기다”며 ”이제 정상으로 돌아갈 순 없는 상황“이라고 말한 점은 기업에게 불확실성에 맞서 싸울 수 있는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식품업계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국내 최대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보다 7.4%, 영업이익은 120%가량 증가하며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라면 한류를 주도하는 농심도 올 상반기에 1000억원이 훌쩍 넘는 영업이익으로, 역대 반기 기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제과·주류 업계를 각각 선도하는 오리온과 하이트진로도 큰 폭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사실 코로나19 초기에만 하더라도 식품업계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했다. 경기침체 장기화에 따른 소비위축과 글로벌 사업의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주요 식품기업들은 외식 대신 집밥 소비가 더욱 활발해지고,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될 것을 재빠르게 읽고 전략을 재정비했다. 

CJ제일제당과 동원, 대상, 오뚜기 등 종합식품기업들은 외식 못지않은 맛과 품질, 위생관리를 앞세워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을 개발하며 기술력을 진화시켰다. 자체 온라인몰도 백화점식의 천편일률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소비자 취향과 편의를 고려한 맞춤형 플랫폼으로 개편했다. 

농심은 영화 기생충 특수에 따른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시의적절한 글로벌 마케팅으로, K-라면 인기에 불을 지폈다. 오리온은 해외시장별 맞춤형 스낵들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한국과자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식품기업들은 또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사업체질을 개선하며 수익성 제고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된 지난 2분기에도 꿋꿋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경쟁력은 결국 남보다 앞서 움직여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에 달렸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우리 식품업계 미래는 밝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