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으로 돌아온 '거여독주'… 與, 이제야 "협치" 제안
부메랑으로 돌아온 '거여독주'… 與, 이제야 "협치" 제안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8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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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8월 국회서 코로나 확산 저지… 초당적 협력 기대"
당초 공수처 지원법 등 내세우다 민심 이반에 한발짝 물러
문 대통령, 여야 대표 회동까지 제안… 통합당 "우스운 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국 현안이 몰리자 더불어민주당이 미래통합당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나섰지만, 앞서 저지른 거대 여당의 독주가 후폭풍으로 돌아온 모양새다. 당초 내세운 8월 임시국회에서의 '일하는 국회법' 처리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관련 입법 마무리도 한 수 물렸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8월 결산국회가 시작한 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코로나 방역 대책은 결코 정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코로나 재확산 저지에 총력 대응할 수 있도록 야당의 초당적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번 국회 우선 처리 과제로 △코로나19 방역 대책 △수해복구 지원 △2019년도 정부 세입·세출과 예산 집행에 대한 결산 심사 등을 꼽았다. 당초 시동을 걸었던 공수처 관련 법 처리 등에 대해선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여야는 이번 임시회에서 정부 결산안에 대한 상임위원회별 예비심사 후 정부 상대 종합정책질의, 결산안 최종 의결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이 과정에서 '협치'로 태세를 전환해 문재인 정부 숙원 사업에 대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이같은 전략은 부동산 정책과 수해로 민심이 이반한 것을 염두에 두고, 야당과의 정치적 충돌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통합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하면서 일방적 국회 운영은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난해해진 국면을 돌파하자는 취지로 여야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통합당은 콧방귀 뀌는 분위기다.

김은혜 대변인이 여권을 향해 "힘으로 밀어붙이는 데 익숙해지더니 이젠 대화마저 강매하고 있다. 국면전환 쇼에 무턱대고 따르라고 하면 따를 수 없다. 참 무례하신 분들"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주호영 원내대표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만나자고 하면 절차와 방식이 있을 텐데 (최재성 청와대 정무수석은) 그냥 취임 인사차 와서 지나가는 말로 '한 번 만나는 것이 안 좋겠냐' 이런 정도로 얘기했다"며 "너무 우스운 일이며 진정성도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입장에서 공수처 설치와 일하는 국회법 도입을 유보할 순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8월 국회에선 전열을 재정비한 후 9월 정기국회에서 다시 주도권 찾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다만 통합당이 쇄신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도권 전환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당은 이날 대구를 찾은데 이어 19일에는 광주 5·18 민주화 묘지를 참배하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은 주도권 되찾기 물밑 작전으로 전광훈 목사의 코로나19 확진을 고리로 야권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이 실시한 이날 당무회의 목적은 원내 대책 마련이지만, 이보단 전광훈-통합당 결탁 공세에 몰두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