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이건희 주식부호 1위 ‘자존심 싸움’
정몽구·이건희 주식부호 1위 ‘자존심 싸움’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5.2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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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닷컴’1조원클럽’부호 올 들어 가장 많은 9명
재계 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그룹의 대주주인 이건희 전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상장사 최고 주식부호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23일 재계전문 싸이트 재벌닷컴이 1787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지분 가치를 22일 종가 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000억원 이상 주식 보유자는 123명이었다.

이 중 보유주식 지분가치가 1조원이 넘는 ‘1조원클럽’ 부호는 올 들어 가장 많은 9명을 기록했다.

평가 결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이 날 2조9242억원을 기록,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2조9140억원)을 제치고 3개월 만에 다시 상장사 최고 부호에 올랐다.

정 회장은 2004년 12월 상장사 최고부호에 오른 뒤 이듬해 보유지분이 많은 글로비스를 상장하면서 1위자리를 확고하게 지켰으나, 올초 이 전 회장이 차명으로 있던 계열사 주식을 실명 전환하면서 4년3개월만에 선두를 탈환했다.

이 전 회장은 지난 2월 차명으로 있던 삼성전자 보통주 224만5525주와 우선주 1만2398주, 삼성SDI 보통주 39만9371주를 본인 명의로 실명 전환했다.

이날 이 전 회장이 선두를 내준 것은 삼성SDI는 전 날에 비해 1.1% 올라 9만5600원을 기록했지만,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 주가가 55만원으로 2.31%나 급락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정 회장이 선두를 탈환하긴 했지만, 이 전 회장과의 격차가 102억원에 불과해 당분간 계열사 주가등락에 따라 선두자리를 두고 두 사람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정 회장의 경우 현대자동차(5.17%)를 비롯해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모비스(7.74%), 현대제철(12.52%), 글로비스(24.36%), 현대하이스코(10.0%) 등 계열사 지분을 고르게 보유하고 있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회장 역시 삼성전자 주가가 급락하면서 선두를 내주긴 했지만, 1분기를 기점으로 삼성전자의 실적이 점차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경우 지분가치도 급속히 불어날 전망이다.

정 회장과 이 전 회장에 이어 정몽준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1조8719억원으로 3위를 차지했고,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이 1조5213억원으로 4위였다.

또 ’롯데가 형제’인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각각 1조1989억원, 1조1532억원이었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1조980억원, 정의선 기아자동차 사장이 1조888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리니지’ 게임의 주인공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도 이 날 1조315억원을 기록하면서 ’국내 최초의 1조원대 벤처부호’ 신화를 계속 이어갔다.

이 밖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이 9588억원,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8176억원,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 8034억원, 코스닥 최고 부호인 허용도 태웅 대표이사가 7604억원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