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100년을 바라볼 줄 아는 지도자를 양성해 봅시다
[독자투고] 100년을 바라볼 줄 아는 지도자를 양성해 봅시다
  • 신아일보
  • 승인 2020.08.17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영효 경기도 연천
 

최근 경기도 연천 군남댐이 이슈입니다. 연일 거듭되는 집중호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북한 황강댐의 통보없는 무단방류로 인해 남북간의 긴장감까지 높아졌습니다. 결국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이라함은 이같은 예측불허 북한에 대한 위기관리일 것입니다.

황강댐의 사전통보없는 방류의 경우 단순한 대응 선택지를 예로 들어 대한민국 전 국민이 접경지역 연천군에 대한 지대한 관심으로 수조원의 천문학적 비용을 투입해 군남홍수조절댐의 높이를 수십미터 더 올려도 될 정도의 압도적 비용이나 선진국(미, 러, EU)에 버금가는 항공우주기술로 디테일한 인공위성 감시를 통해 어떠한 우발상황도 예측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력이 있으면 쉽게 재난사고의 예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현재의 대한민국에서 현실적으로 부족하다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은 남북간의 기본합의 이행을 통한 상호 평화적, 인도적 해결일 것입니다. 평화가 경제라는 구호는 결국 실리이고 합리입니다. 남북간 국력은 이미 큰 차이가 납니다. 이유가 어떻든 우리 역시 모든 남북 합의사항을 지킨것은 아닙니다(불법대북전단살포).

물론 인명사고는 다행이 없었으나 저 역시 북한이 사전통보를 하지 않은 것이 아쉽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남북의 적대적 국면이 절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에 큰 이견은 없을 것입니다.

반세기 이상 북한이 그렇다는 것을 우리 연천군민이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에 우리 지역에서도 피해를 보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군수님과 군의회, 수자원공사와 군부대 등 유관기관의 많은 분들과 자원봉사자들께서 정말 고생하고 계신 것 잘 알고 있습니다. “이게 다 북한놈들 때문이다!”라고 이야기하는 분들의 분노와 푸념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그것을 악이용한 정치셈법의 지도자는 접경지역 미래세대에게 평화와 번영의 일상을 안겨줄순 없습니다. 우리 군민들은 앞장서서 그러한 지도자를 배척해야 합니다.

저는 우리 연천군민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우리고장 연천군과 대한민국을 넘어 통일한국의 시대에 향후 100년을 바라볼 줄 아는 지도자를 양성해 봅시다. 남북 평화와 공존의 시대, 항구적인 평화로 전 세계가 주목할 천혜의 DMZ 자원의 활용은 물론이고 유라시아대륙으로 뻗어나갈 철도의 문지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 줄 지도자말입니다. 이것은 단지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소위 ‘슈퍼스타 정치인’을 말씀드리는 것이 아닙니다. 이 접경지역 군부대 훈련장 포성소리에 화들짝 놀라본 어머니들이 낳은 아이들, 굉음을 내며 마을을 관통해가는 탱크 먼지 뒤집어써보고 한번쯤 짜증내본 학생들, 방금 욕했던 군인들이 우리 누이와 사랑을 꽃 피우고 내 부모님의 식당에 단골손님으로 찾아오는 그야말로 최전방 민군공동체 마을. 그 테두리안에서 살아가는 청소년과 청년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 젊은이들을 그러한 지도자로 성장시킬 수 있는 동력 역시 오로지 연천군의 기성세대만이 할 수 있는 시대적 과업이기도 합니다. 어제 내린 수마처럼 근현대사의 깊은 상처가 기성세대의 가슴 속 깊은 곳에 고착화되어 북에 대한 맹목적 증오와 분노만이 남아있습니다. 우리의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이제는 전 세계와 겨루어 새시대를 개척할 후세대에게 먼저 평화를 가르치고 외쳐주셔야 할 때입니다.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회초리를 들고 내리쳐야할 때입니다. 

가슴으로부터 평화를 갈망하고 나무가 아닌 숲을 볼 줄 아는 지도자를 지속적으로 배출해낼 지역사회 전체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천군에서 온 세대를 거슬러 평화의 한 목소리가 울릴 때 비로소 한반도 분단의 중심에서 그토록 희생했던 우리에게 대한민국은 반드시 특별한 보답할 것입니다.

한민족은 기약없는 인내를 요구받고, 오늘도 우리 연천주민들은 그 최전방에 서서 댓가없는 희생을 하고 있습니다. 부디 남북간의 항구적인 평화라는 이상을 꿈꾸지만 현실에선 우리들 누구나처럼 맘 졸이고 때론 분노하는 접경지역 청년의 이중적 삶이 끝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최영효 경기도 연천 

※외부 기고는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