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
문대통령 광복절 경축사…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0.08.15 11: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북 협력 공고해질수록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다"
"국가가 믿음에 응답할 때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우리 정부는 언제든 일본 정부와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면서 강제징용 해법 도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자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이 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05년 네 분의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의 징용기업을 상대로 법원에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대법원 승소 확정판결을 받았다"며 "대법원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도 개인의 '불법행위 배상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의 판결은 대한민국의 영토 내에서 최고의 법적 권위와 집행력을 갖는다"며 "정부는 사법부의 판결을 존중하며, 피해자들이 동의할 수 있는 원만한 해결방안을 일본 정부와 협의해왔고, 지금도 협의의 문을 활짝 열어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문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 시대의 안보이자 평화"라며 "방역 협력과 공유하천의 공동관리로 남북의 국민들이 평화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체감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보건의료와 산림협력, 농업기술과 품종개발에 대한 공동연구로 코로나 시대 새로운 안보 상황에 더욱 긴밀히 협력하며,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와 함께 생명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인도주의적 협력과 함께, 죽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가보고 싶은 곳을 가볼 수 있게 협력하는 것이 실질적인 남북 협력"이라며 "남북 협력이야말로 남·북 모두에게 핵이나 군사력의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최고의 안보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 씨의 배우자 박명순 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독립유공자 고 최사진 씨의 배우자 박명순 씨에게 대통령 표창을 수여한 후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 "남북 간의 협력이 공고해질수록 남과 북 각각의 안보가 그만큼 공고해지고 그것은 곧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라며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전쟁 위협을 항구적으로 해소하며 선열들이 꿈꿨던 진정한 광복의 토대를 마련하겠다. 남북이 공동조사와 착공식까지 진행한 철도 연결은 미래의 남북 협력을 대륙으로 확장하는 핵심 동력"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남북이 이미 합의한 사항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실천하면서 '평화와 공동번영의 한반도'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우리의 독립운동은나라를 되찾는 것이자 동시에 개개인의 존엄을 세우는 과정이었다"며 "우리는 독립과 주권재민의 민주공화국을 수립하는 혁명을 동시에 이뤘다"고 언급했다.

이어 "다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당당한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우리 국민의 노력은 광복 후에도 멈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원조를 받는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10위권의 경제 강국이 됐고 독재에 맞서 세계 민주주의의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이름으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고 인권을 억압하던 시대도 있었지만 우리는 자유와 평등, 존엄과 안전이 국민 개개인의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나라다운 나라'를 향한 발걸음도 멈추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은 많은 위기를 이겨왔다. 전쟁의 참화를 이겨냈고,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극복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라는 위기도 국민들과 함께 이겨냈다. 오히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로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으로 '소재·부품·장비의 독립'을 이루며, 일부 품목에서 해외투자 유치의 성과까지 이뤘다"고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국가를 위해 희생할 때 기억해줄 것이라는 믿음, 재난재해 앞에서 국가가 안전을 보장해줄 것이라는 믿음, 이국땅에서 고난을 겪어도 국가가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 개개인의 어려움을 국가가 살펴줄 것이라는 믿음,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기회가 보장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개개인은 새로움에 도전하고 어려움을 감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이러한 믿음에 응답할 때 나라의 광복을 넘어 개인에게 광복이 깃들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100년 전 시작한 민주공화국의 길 너머,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넘치는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다"며 "선열들이 꿈꾼 자주독립의 나라를 넘어 평화와 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향해 국민과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