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취임 후 계속 1위 가도… 현재 진보·중도·보수 "이재명"
대선 1년 반 앞두고 '밴드왜건 효과' 제동… 이재명 '뚝심' 주목
'이낙연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 집권 후부터 차기 대통령 주자 1위를 달리고 있었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자리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내줬다.
14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사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차기 대통령감을 물은 결과, 이 지사가 19%의 지지를 받으며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로 2위로 밀려났다.
전화조사원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한 이번 조사는 후보 이름을 불러주지 않고 자유 응답으로 진행했다.
지역별로 이 지사가 앞선 곳은 △서울 (이재명 18%, 이낙연 14%) △인천·경기 (이재명 27%, 이낙연 13%) △대전·세종·충청 (이재명 19%, 이낙연 18%) △대구·경북 (이재명 15%, 이낙연 7%) 등이다.
이 의원은 △광주·전라 (이재명 17%, 이낙연 45%) △부산·울산·경남 (이재명 13% 이낙연 18%)에서 우세했다.
남성(이재명 25%, 이낙연 16%)은 이 지사를 더 지지했다. 반면 여성(이재명 13%, 이낙연 18%)은 이 의원을 더 선호했다.
연령대로 보면 이 지사는 △18∼29세 (이재명 17%, 이낙연 9%) △30대 (이재명 27%, 이낙연 17%) △40대 (이재명 31%, 이낙연 18%)에서 크게 앞섰다.
반면 이 의원은 60대 이상(이재명 8% 이낙연 18%)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은 이 의원(이재명 28%, 이낙연 37%)을 택했고, 미래통합당 지지층은 이 지사(이재명 10%, 이낙연 3%)를 선택했다.
성향별로 △진보 (이재명 33%, 이낙연 29%) △중도 (이재명 18%, 이낙연 15%) △보수 (이재명 14%, 이낙연 12%) 등 수치를 보였다. 모든 진영에서 이 지사가 앞섰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 한국갤럽·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확인)
이같은 결과는 이 지사의 '언더독(강한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약한 후보를 지지해 선거 판세를 바꾸는 것)' 전략이 어느정도 통했다는 걸 방증한다.
반면 이 의원의 '밴드왜건 효과(이길 가능성이 큰 강한 후보에게 유권자의 지지가 쏠리는 현상)'는 탄력을 잃은 양상이다.
통상 정치권은 차기 대통령 선거 약 1년 6개월 전부터 경선에 불을 붙인다.
가령 2002년 16대 대선을 1년 반정도 남겨두고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대세론을 형성했고,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은 당시 바닥을 기어다녔다.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였고, 대한민국은 엄청난 이변을 실감했다. 2007년 대선을 1년 반쯤 앞두고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후보와 고건 후보에게 밀리고 있었지만, 반전에 성공했다.
차기 대선은 2022년 3월 9일이다. 당 경선은 보통 본선을 4~5개월 앞두고 치러진다. 내년 말 경선을 실시한다면 선거는 1년 반이 남은 셈이다.
대세로서 대권가도를 달리던 이 의원은 현재 민주당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에서의 당권 경쟁 중이다.
이번 결과에 관심이 더욱 쏠리는 이유는 이 의원의 불패 신화 때문이다.
21년 동안 기자 생활을 한 이 의원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2000년 16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특히 2003년에는 본인이 몸 담고 있던 새천년민주당이 위기를 맞았고, 열린우리당과 분당했다.
당시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 발의까지 나오면서 새천년민주당은 이전까지 여당이었음에도 17대 총선에서 9석밖에 얻지 못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당적을 옮기지 않고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인 9명 중 한 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18~19대 총선에서도 국회에 입성해 4선 중진에 올랐고, 2014년 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로 전라남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행정부에 발을 딛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까지 오르면서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는 신화를 썼다.
하지만 취임 초만 하더라도 각종 송사로 대권 지지율 최하위를 맴돌던 이 지사가 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이 의원 가도의 변수로 떠올랐다.
이 지사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과천 신천지 총회본부에 대한 전격적인 강제조사와 수술실 감시카메라 설치, 정부보다 앞선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을 통해 과감하면서도 결단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