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발언에 참모진도 힘 실어…기재부도 "하향 안정세"
野 맹비난… 통합당 "자평에 할말 없다", 국민당 "국민 분통"
당정청이 연일 "집값 상승률이 안정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과열 현상을 빚던 주택 시장이 안정화되고, 집값 상승세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며 "앞으로 대책의 효과가 본격화되면 이런 추세가 더욱 가속화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권에서 비판이 제기되자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한 달 동안 집값 상승률이 둔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한국감정원의 통계를 근거로 들며 "실제로 상승률이 둔화했다"고 강조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도 같은 날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정부가 6월부터 적극적인 정책을 하면서 7월 하순 이후부터는 서울의 주택 가격, 특히 강남 4구의 경우에는 뚜렷하게 상승폭이 축소됐다"고 했다.
12일에는 이호승 경제수석이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택가격상승률의 하향 안정 흐름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세를 강조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7·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 서울 지역의 시장 상황을 보면 주택 거래량이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고 아파트값 상승률도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1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브리핑을 열고 "시간이 갈수록 주택시장이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당정청이 연일 한목소리로 '집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 셈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 알리는 데 주력하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당정청의 자신감을 두고 야당에서는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김은혜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청와대가 외로운 성, 구중궁궐이 돼가는 듯하다"며 "절망하고 있는 국민 앞에서 획기적 공급 등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자평에 할 말을 찾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3일 "대통령의 왜곡된 현실 인식과 자화자찬은 집권 세력의 집단최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집값이 안정돼 간다'라는 달나라 대통령 같은 발언으로 수많은 국민이 분통을 터뜨렸다"며 "보통 사람들이 자기 집 마련할 꿈도 못 갖게 된 것은 누구 책임인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염장 지르는 대통령 밑에서 함께 염장 지르는 장관들을 정리해야 한다"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등 6개 부처 장관 교체를 주장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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