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도 '고민' 안 되면 '더 고민'… 착잡해진 당권주자 3인
돼도 '고민' 안 되면 '더 고민'… 착잡해진 당권주자 3인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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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지지율 고지 석권… 민주당 전당대회 흥행 '깜깜'
당권주자 3인방 거취에도 빨간불… '위기→기회' 만들까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오른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대에서 수해 피해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오른쪽부터), 김부겸, 박주민 당대표 후보가 12일 오전 전북 남원시 금지면 일대에서 수해 피해상황 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1야당이 지지율 고지를 점렴하면서 집권 여당의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흥행은 물론 당권주자 3인의 거취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는 오는 29일이다. 14일 기준으로 당권에 도전한 각 후보자에게 남은 시간은 사실상 2주라고 볼 수 있다.

앞서 당대표 선거에 뛰어든 이낙연 의원과 김부겸 전 의원, 박주민 의원은 저마다의 공약을 내걸고 당심 잡기에 나섰다.

하지만 부동산 투기 과열을 고리로 민심이 흉흉해졌고, 수해까지 겹치면서 전당대회도 주목 받지 못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상황을 고려해 각 지역 후보자 합동 연설회와 대의원대회 일정을 취소하고 온라인 연설로 대체한다고 알렸다.

당 선관위 방침에 따라 이낙연 의원은 '대세' 가도를 유지하면 사실상 당선인 상황에 놓였다.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 1위를 달리고 있는 거물이라는 점에서 판도가 변할 공산은 적은 상황이다.

이 의원 역시 국무총리 때 경험을 살려 연일 수해 지역 복구를 위한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물난리 지역으로 내려가는 버스에서 마이크를 잡고 동석한 소속 의원들에게 경험담을 전하는 노련함을 보이기도 했다.

앞서 당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의결한 '당대표-최고위원 임기 분리' 당헌 개정은 사실상 이 의원과 차기 최고위원회를 감안해 내놓은 방안이었다. 민주당에선 대권에 나서려는 당대표는 대선 1년 전에 직을 내려놔야 한다. 앞서 규정으로는 당대표가 사퇴하면 최고위원도 동반 사퇴해야 했다.

전준위의 당헌 개정은 이 의원이 당권을 잡은 후 대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최고위원 임기는 보장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이 의원은 당대표에 당선이 되더라도 거대 의석을 이끌기보단 민심 돌리기에 나서야 할 상황으로 전락했다. 

발등에 제일 큰 불이 떨어진 인사는 김부겸 전 의원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낙선한 김 전 의원은 '당대표 당선 시 대선 불출마'라는 배수진까지 치며 당권 경쟁에 돌입했다.

김 전 의원은 현역 의원이 아니기 때문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낙선할 경우 당 직책으로는 내밀 명함도 없는 상황에 빠진다. '견제론'을 내세우며 당심 설득에 나서야 하지만 정치 행사가 연일 취소되면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 전 의원 역시 최근 전준위에 공문을 보내 "대전·세종·충청 지역의 방송 토론까지 취소한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렵다"며 "수해 복구가 마무리되는 시점 이후로 합동연설회와 방송 토론을 개최해 달라"고 반발했다. 토론과 연설이 없으면 상대적으로 뒤쳐지는 후발주자 입장에선 뒤집기를 노려볼 수 있는 기회 역시 상실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대세론'을 '위기론'으로 바꿔놓을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재선 경력에 불구하고 당권에 도전한 박주민 의원에게 이를 도입하면 '져도 이기는 승부'를 떠나 생각지 못한 기회가 열린 셈이다. 박 의원은 인터넷 방송 등에 출연하는 등 외연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