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기업·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추세
대한상의, 기업·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추세
  • 전민준기자
  • 승인 2009.05.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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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리스크 상존·경기회복 걸림돌”
최근 국내 경제가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산업의 안정을 위협하는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경기회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5일 ‘국내 금융산업의 5대 리스크와 대응과제’ 보고서를 통해 “현재 우리 금융산업을 위협하고 있는 5대 리스크로 ‘부실채권증가’, ‘초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지악화’, ‘금융시장의 변동성 증가’, ‘주택시장 침체’, ‘중산층 축소’ 등을 꼽았다.

대한상의는 먼저 경기침체로 연체율이 늘어나면서 금융권의 기업부실채권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은행권의 기업 및 가계대출 연체율의 상승추세는 실물경제 회복 없이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연체율은 2007년 0.74%, 2008년 1.08%, 2009년 3월 1.46%로 크게 늘어나고 있고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지난 2007년 7조7000억원에서 2008년에는 14조7000억원 그리고 2009년 3월에는 19조3000억원로 급증하는 추세다.

둘째로 현재 대출의 기준이 되는 CD금리 하락이 상대적으로 커 예대금리차가 줄어들면서 은행 이자수지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여신전문기관, 보험사 등 비수신 대출기관들의 경우 초저금리가 지속될 경우 역마진 가능성이 커질 수 있음을 우려했다.

셋째 지난해 9월 이후 중앙은행에서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면서 자금의 단기부동화가 진행돼 환율, 주가, 채권수익률 등 주요 금융변수의 변동폭이 확대, 금융기관의 시장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넷째로는 현재 국내 주택시장이 일부지역을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인 주택시장은 아직 침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이 침체상태를 지속할 경우 주택관련 대출에 대한 부실압력이 지속되면서 유난히 부동산 대출이 많은 국내 금융권의 ‘집값하락 리스크’가 커다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경기침체로 인해 구조조정, 청년 취업 축소 등 실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이들 소득이 감소될 경우 중산층이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대한상의는 이러한 중산층 위축 현상이 지속될 경우 금융권의 수익창출 기반 여력이 악화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우리 금융산업이 직면한 이러한 리스크 요인들을 효과적으로 극복하지 못할 경우 견실한 경기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무엇보다 은행 등 금융권에 대한 충분하고 선제적인 자본확충이 필요하며 부실해소를 위한 명확하고도 일관성 있는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히고 다음과 같은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신속하고 과단성 있는 정부의 금융권 자본확충 추진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현재 금융권 부실자산에 대한 예상손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러한 손실평가는 장래의 손실까지 포함해야하며 이러한 분석과 평가를 바탕으로 은행권 자본확충 규모, 부실채권 해소 가능규모 등을 정확히 산정해 올해 구조조정기금, 금융안정기금 운영계획에 반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부의 지원은 보통주 출자를 통한 국유화 보다는 경영간섭을 배제한 간접 지원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금융권에서 조성중인 민간 차원의 배드뱅크가 조속히 출범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간배드뱅크의 경우 은행권 부실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므로 잘 운영된다면 구조조정 기금 등 향후 공적자금 투입도 대폭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