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중도·호남 끌어안기… 입지 좁아진 국민의당
통합당 중도·호남 끌어안기… 입지 좁아진 국민의당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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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진보 이슈' 선점 등 광폭 행보… 국민의당 두각 못 나타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6차 최고위원회의 겸 제1차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청와대개혁 대국민 사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의원들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36차 최고위원회의 겸 제1차 확대당직자회의에서 '청와대개혁 대국민 사과'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때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21대 국회 들어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중도 정당을 표방하고 있지만, 미래통합당이 '이슈(현안)' 선점과 호남·중도 끌어안기에 나서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13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7명 대상으로 8월 2주차 정당 지지율을 집계한 결과, 국민의당 지지율은 3.4%로 지난주보다 1.8%포인트 올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p, 자세한 내용 리얼미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호남의 지지를 받으며 20대 국회에서 10%대 지지율을 유지했던 국민의당은 21대 국회를 앞두고 재출범한 뒤에는 2~4%대를 넘나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안철수 대표가 의료 봉사에 나서면서 지지율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돌파구는 여전히 깜깜한 실정이다.

이번 지지율 상승의 경우에도 여당을 뺀 나머지 야당은 모두 지지율이 높아졌다. 이같은 수치는 잠시 머물다 가는 유동층일 공산이 크기 때문에 국민의당에 대한 진짜 지지율로는 보기 힘들다.

특히 통합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 후에는 주요 현안마다 국민의당과 기조가 겹치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의 경우 진보권 정책까지 선점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대통령 선거 주자들과 대권잠룡들도 그가 던진 화두에 가담하도록 끌어 가는 실력도 행사하고 있다.

통합당이 호남·중도층을 집중 공략하자 국민의당은 원내에서의 입지도 작아지는 양상이다.

국민의당은 4·15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자를 내지 않았고, 단순 지지율로 3명의 비례대표를 국회에 입성시켰다. 하지만 이들의 의정활동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고, 권은희 원내대표의 경우 한 방송에서 "김 위원장이 통합당을 실용정당으로 탈바꿈하려는 변화의 노력을 감지했다"며 '정책연대' 가능성을 거론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이를 고리로 국민의당이 통합당에 자연 흡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연일 문재인 정부를 질타하는 안 대표의 발언도 중도층에 반감을 사는 분위기다. 부동산 투기 과열 사태를 시작으로 안 대표는 본격적으로 정부와 여당을 힐난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중도 정당이란 인식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대표는 이날도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을 향해 "대통령의 왜곡된 현실 인식과 자화자찬은 집권 세력의 집단최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렇게 침몰하는 정권이 물귀신처럼 국민의 옷자락을 부여잡고 같이 가라앉을까 걱정이다, 국민에게 염장 지르는 대통령 밑에서 함께 염장 지르는 장관을 정리해야 한다, 총선 승리 이후 정권의 행태는 아무 노력 없이 벼락부자가 된 졸부의 천박한 교만함 그 자체다"라고 말하는 등 자극적인 비난을 쏟았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