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투명한 경기 현금보유 우선?
불투명한 경기 현금보유 우선?
  • 문경림기자
  • 승인 2009.05.2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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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현금 쌓기에 몰두… “투자 몸사리기” 1분기 현금자산 78조1254억 작년말比 8.27%↑
기업들의 현금성자산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국내경제 여건이 점차 나아질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실물경제의 회복시점을 점치기 어렵다는 점에서 돈을 쌓아두는 경향 때문으로 풀이되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몸 사리기가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2009년 1분기 현금성 자산’ 자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올해 1분기 말 현재 현금성자산은 총 78조1254억원(1개사 평균 1388억원)으로 지난해 말(72조1590억원)에 비해 5조9664억원(8.27%) 증가했다.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2분기 말 61조7987억원, 3분기 말 70조9794억원, 4분기 말 72조1590억원에 이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불투명한 경제상황 하에서 투자를 기피하고 있다”며 “자금조달 여건이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지난해 말부터 신용위기 속에 자금확보의 어려운 측면이 있어 현금을 움켜쥐려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기업들이 당장 자금압박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 불투명한 경기를 대비해 현금보유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금성자산은 현금, 수표, 당좌예금 등 대차대조표상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더해 산출한다.

그룹별로는 포스코가 가장 적극적으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말 2조5282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이 1분기 말 4조792억원으로 61.35% 증가했다.

LG그룹도 현금성자산이 크게 늘었다.

LG화학의 경우 지난해 말 5954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이 1분기말 9687억원으로 무려 159.49% 급증했고, LG디스플레이 역시 3조2628억원에서 3조4576억원으로 5.97%% 증가했다.

또 GS그룹도 5조9801억원에서 7조1829억원으로 20.1%가 증가했고, 롯데그룹(11.09%), SK그룹(8.45%), 한진그룹(4.16%), 한화그룹(3.82%), 현대차그룹(3.73%) 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삼성그룹은 지난해 말 11조4484억원이던 현금성자산이 3분기 말 9조8919억원으로 1조5565억원(13.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현대중공업그룹(22.62%), 금호아시아나그룹(8.16%)도 현금성자산이 줄어들었다.

개별기업으로는 태광산업이 지난해 말 831억원에서 3분기 말 5552억원으로 568%(4721억원) 급증했고, 두산과 한진중공업도 각각 270%(3755억원), 100%(4323억원)로 크게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