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금융권 대출 회수 고민 깊어져…새 투자자 찾기 '관건'
쌍용차, 금융권 대출 회수 고민 깊어져…새 투자자 찾기 '관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8.13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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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올해 2분기 이후 대출 회수 후 채권단서 빠져
외국계 은행들 대출 회수 나설 경우 유동성 위기 커질 수도
(사진=쌍용자동차)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KB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금을 모두 상환했다. 이로써 쌍용차는 앞으로 새로운 투자자를 찾지 못하면 금융기관의 차입금 상환 압박에 놓일 것으로 관측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 2분기 이후 쌍용차로부터 대출을 모두 상환받은 뒤 채권단에서 나왔다.

쌍용차가 일반 시설자금 명목으로 국민은행으로부터 받은 대출 잔액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87억5만원이었다.

쌍용차의 우리은행 대출 만기는 올해 연말까지 연장됐다. 우리은행의 쌍용차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150억원이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쌍용차가 지난 7월에 내야 했던 대출 900억원의 만기를 올해 말로 연장했다. 이는 금융감독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기업 대출 회수를 자제해 달라는 요청에 대한 호응 차원이었다.

하지만, 쌍용차는 국내 금융권 말고도 외국계 금융기관으로부터 빌린 차입금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쌍용차의 단기 차입금 규모는 3899억원이다. 이 중 JP모건, BNP파리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외국계 금융권의 차입금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계 은행들이 대출 회수에 나설 경우 쌍용차는 유동성 위기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신차 부재 등으로 쌍용차가 판매 부진 겪으면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고 지적한다.

쌍용차의 7월 판매는 749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6% 감소했다. 올해 들어 7월까지 누적 판매 대수는 내수가 4만7557대, 수출은 9351대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6.4%, 43.0% 줄었다.

산은은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서 “지난 6월 말 70%에서 30%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 축소와 비수기 진입으로 7월 이후 판매량 감소가 예상돼 8월 중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삼정회계법인은 쌍용차의 기업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올해 1분기 재무제표에 대한 검토의견을 ‘거절’로 표명했다.

쌍용차 입장에서는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를 대신할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투자자를 찾으면 현재 75%인 지분율을 50% 미만으로 낮춰 대주주 지위를 포기할 방침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에서 진행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우리나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다면 마힌드라의 지분율이 50% 미만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특정 투자자들과 대화를 진행 중이며, 적절한 시점에 신규 투자자들 지위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한드라의 쌍용차 지분율이 50% 아래로 떨어지면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상환 문제가 불거진다.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조건에는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분이 51%를 초과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정해지면 채권단과 함께 외국계 은행들의 차입금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다.

현재 쌍용차에 관심을 갖는 업체는 지리자동차와 BYD 등 중국 업체들과 중국 체리차 지분을 가진 HAAH오토모티브홀딩스로 알려졌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