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픈뱅킹과 보안의 혁신
[기자수첩] 오픈뱅킹과 보안의 혁신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08.12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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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금융권의 디지털 사업은 영역 파괴와 혁신으로 점철된 양상이다. 이 중심에 있는 오픈뱅킹은 디지털금융 일상화를 가속한 좋은 사례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과 핀테크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오픈뱅킹은 모든 금융 결제시장의 플레이어가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디지털 환경에 기반한다. 이에 따라 조만간 참가기관도 늘어날 전망이다. 저축은행과 서민금융기관과 금융투자회사가 편입될 예정이며, 카드사들도 오픈뱅킹 참가를 별도로 협의 중이다. 

최근 금융결제원이 공개한 오픈뱅킹 운영 및 추진현황에 따르면, 작년 12월 출범한 오픈뱅킹 서비스 가입자 수는 6개월 만에 4000만명, 등록계좌 수는 6600만 계좌에 달했다. 정식 출범 6개월 만에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수인 약 2824만명의 1.4배에 이르는 국민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또, 금융연구원이 오픈뱅킹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이 중 71.3%가 이용에 있어 만족했다. 장점으로는 이체 시 송금 수수료가 무료라는 비용적 측면과 간편송금 앱처럼 통합조회 외 이체가 가능하다는 유용성 측면에 공감하는 응답이 각각 86.6%와 85.3%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금융소비자 관점에서 오픈뱅킹이 제공하는 편의성의 체감도는 상당하다. 은행 앱에서 오픈뱅킹을 이용하는 사용자는 한 가지 앱만으로 모든 은행들의 계좌를 조회할 수 있다. 계좌조회와 같은 의미의 문자를 찾아 클릭하면, 전 은행에 내 이름으로 돼있는 계좌가 전부 보여진다.

이로 인해 A은행, B은행 찾아가야 하는 상황 대신 손 안에서 은행 업무를 원스톱 처리할 수 있도록 변화됐다. 간혹 잠든 계좌를 깨워 현금 수확을 누리는 사례도 있다. 여러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주거래 금융 앱 1개만 있으면 된다.     

일반적인 사용자 관점에서 쓰기 편리한 앱일 수록 만족도는 높다. 반대로 불편하고 안쓰는 앱은 삭제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사들 입장에서는 더욱 더 사용자 편의 향상에 사활을 걸게 될지도 모른다. 

다만, 확장성과 개방성이 확대될 수록 앱에 넣어둔 사용자 자금에 대한 보호 체계는 견고해야 한다. 금융 앱으로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통상 정보보호 학계에서는 편의성과 보안성이 상충하는 개념으로 지적한다.

한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해킹을 하기 시작하면 소용이 없다. 집에 자물쇠 1개, 2개, 3개, 10개를 달아도 도둑이 열려고 마음 먹은 집은 다 열린다"고 했다. 

데이터 시장 선점과 기술 혁신을 위한 각 금융사들의 노력만큼 보안에서도 혁신이 나타나길 기대해본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