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진607호 감염 경로 ‘깜깜’… 해외유입 가능성도
부산 영진607호 감염 경로 ‘깜깜’… 해외유입 가능성도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0.08.12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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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감염 발생한 영진607호. (사진=연합뉴스)
집단감염 발생한 영진607호. (사진=연합뉴스)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어선 ‘영진607’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으나 정확한 최초 전파 감염 경로 등 구체적 사안이 아직 밝혀지지 않아 방역당국이 확산 저지에 애를 먹고 있다.

다만 영진607호 선장 A씨가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지인 B씨를 만난 것으로 파악되면서 해외입국자에 의한 감염 가능성도 감안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12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영진607호에서 지난 11일 격리 중이던 인도네시아 선원 4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에 영진607호발 누적 확진자는 10명으로 늘었다.

영진607호 추가 감염은 지난달 31일 부산 영도구에서 확진된 40대 여성이 A씨와 접촉한 것으로 확인된 데 따라 드러났다. A씨와 같이 있었던 선원들을 검사한 결과 선원 2명, 선박 경비인력 1명이 추가 확진된 것이다. A씨를 포함하면 추가 확진자는 4명이 된다.

이처럼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방역당국은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찾기 위해 나섰으나 현재까지 오리무중이다. 정확한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찾아야 방역이 촘촘할 수 있는데 이것이 파악되지 않으면서 완벽한 방역이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그러나 역학조사 중 A씨가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이던 지인 B씨를 만난 사실을 확인하면서 서서히 감염 경로를 찾는데 물꼬를 트고 있다.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A씨는 지난달 말 B씨 거주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지난해 말부터 원양어선을 타고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브라질 등을 방문한 뒤 카타르에서 출발, 지난달 14일 한국에 들어왔다. 해외에서 입국한 B씨는 지난 4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가 해외유입 확진 사례라고 해서 그가 A씨에게 코로나19을 전파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B씨가 입국 후 자가격리를 거치고 3주가 되는 시점에서 확진됐기 때문에 A씨가 B씨로 인해 감염됐다는 것 사실화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이런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평소 A씨가 감천항에서 러시아 등 외국 선원들과 업무상 많은 접촉을 한 데 따라 국내에서 감염됐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방역당국은 영진607호발 감염이 2차, 3차 감염으로까지 이어질까 우려 중이다. A씨는 B씨를 만난 것과 별개로 지난 3일 진단검사 후 자택에 머물라는 방역당국의 지시를 어긴 채 부산 중구 자갈치로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 저녁 식사를 했다.

이에 선박 내 집단감염이 외부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방역당국은 A씨와 B씨의 연관성을 집중 조사하는 한편 B씨가 자가격리 중 어떻게 A씨를 만나게 됐는지 철저히 확인 후 적합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일단 CCTV 조사를 통해 A씨와 B씨의 연관 부분이 강하게 의심되고 있다. 추가 확진자들의 바이러스 유전자형도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자가격리 중에 방문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되면 자가격리 자체에 대한 문제점, 위반에 대해서도 적합한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