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김형오 의장, 물세례 ‘봉변’
조문 김형오 의장, 물세례 ‘봉변’
  • 장덕중기자
  • 승인 2009.05.24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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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조문 끝내 무산
김형오 국회의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에 나섰다가 시민들에게 물세례를 맞았다.

김 의장은 24일 오후 1시35분께 수행원 10여명과 함께 김해 봉하마을에 들어섰다.

노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김해마을회관을 100여m 앞두고 차에서 내린 김 의장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침묵한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노무현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노사모) 회원들과 마을 주민, 조문객 등은 김 의장이 도착하기 10여분 전부터 김 의장의 조문 소식을 듣고 "물러가라", "여기에 들어올 수 없다"며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김 의장의 모습이 보이자 길을 가로막고 서서 김 의장 일행의 진입을 막아섰고, 10여 분 간 몸싸움과 승강이를 벌인 끝에 결국 김 의장은 강한 반발을 못 이겨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이미 성난 민심으로 변한 사람들은 김 의장을 향해 물병을 집어 던지며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경호원들이 우산을 들고 김 의장에게 날아오는 물을 막으려 했지만, 김 의장은 물세례를 고스란히 맞았다.

한편 박근혜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조문이 끝내 무산됐다.

박 의원은 이날 오후 2시30분께 수행원들과 김포발 비행기를 타고 1시간여 뒤 김해공항에 도착했다.

오후 5시께 차량편으로 봉화마을 인근 삼거리 도로까지 온 박 의원은 그러나 수행원들의 적극적인 만류로 봉화마을 진입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후 2시께 김형오 국회의장이 노 전 대통령 조문을 위해 봉화마을을 찾았다 주민들에게 물세례를 받는 등 봉변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박 의원은 노 대통령측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통화를 한 뒤 서울에서 조문을 하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차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