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마이너스 행진…정유업계 하반기 실적도 '흐림'
정제마진 마이너스 행진…정유업계 하반기 실적도 '흐림'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8.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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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 배럴당 -0.3달러
4주 연속 하락세…10개월째 손익분기점 넘기지 못해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4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하반기 실적 개선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각종 석유제품과 반제품을 제조하면서 얻는 수익으로,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로 사용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배럴당 –0.3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7월3주 –0.5달러, 7월4주 –0.3달러, 7월5주 –0.1달러를 나타내 4주째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를 제외한 값이다. 정유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제마진은 지난해 10월 둘째 주 배럴당 5.8달러를 마지막으로 올해 8월 첫째 주까지 지난 2월 둘째 주(4.0달러)를 제외하고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정유업계는 10개월째 제대로 된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제마진은 회복세가 더디면서 정유업계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정유업계는 올해 상반기 정제마진 약세와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수요 하락, 유가 급락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에쓰오일(S-OIL) 등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1분기 적자는 모두 합해 사상 최대인 4조377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정유 4사의 영업이익 합계 3조원 보다 큰 규모의 손실을 1분기 만에 낸 셈이다.

올해 2분기에는 국제유가 안정세와 코로나19 여파의 축소 등으로 정유 4사 적자 합은 7000억원을 기록해 1분기 대비 80%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특히, 현대오일뱅크는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회복을 관건으로 보고 있다.

국제유가의 경우 올해 초 급락한 이후 지난 5월부터 안정세에 돌입했으며, 코로나19 사태는 장기화에 접어들어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정제마진 회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만, 현재 같은 정제마진 약세가 지속되면 올해 3분기 실적 반등은 어려울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정제마진 약세와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약화, 저유가 등으로 언제든지 실적은 더욱 악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운은 “거시경제 악화 탓에 정제마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 어려워 (정유업계) 3분기 실적은 2분기보다 악화할 여지가 더 높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