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방문·대안제시 여당보다 한 발 앞… 민주당 긴장 고조
현장방문·대안제시 여당보다 한 발 앞… 민주당 긴장 고조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1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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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민주당보다 선제적 행보… 수해 현장서 구슬땀 봉사
4차추경·이재민지원 등 대안도 한 수 먼저 꺼내며 여당 압박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마을회관에 남아있는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1일 오전 전남 구례군 문척면 구성마을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마을회관에 남아있는 침수 피해 폐기물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선제적 행보로 더불어민주당에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전라남도 구례군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한 데 이어 11일에도 일부 의원과 이곳에서 침수 폐기물을 치우는 등 자원 봉사에 나섰다.

통합당은 최근 집권 여당보다 한 발 빠른 행보로 여론의 시선을 끌고 있다.

지난 10일 민주당 지도부가 국회에서 수해 비상 대응을 논의하고 있을 때 통합당 지도부는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곧바로 진보 텃밭 호남으로 내려가 이재민 위로에 나섰다. 구례 방문은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성사했고, 당시 피해 현장에 있던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통합당 지도부를 향해 "수해 현장과 피해 대책 현장을 찾아준 것에 대단히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통합당 지도부는 같은 날 경상남도 하동군도 찾았다. 민주당 지도부가 오는 13일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통합당의 시행력은 여당보다 세 발 빨랐다고 볼 수 있다. 11일 민주당 지도부가 찾은 충청북도 음성군을 찾기 엿새 전부터는 이미 아랫 지역인 청주시·제천시·단양군 등에서 수해 복구 작업을 돕고 가기도 했다.

대안 마련도 집권당보다 한 수 앞서는 모양새다. 당초 당정(여당·정부)보다 4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의제로 먼저 제시한 데 이어 '이재민 정부 지원금' 관련 시행령 개정도 앞서 꺼내들었다.

현행 이재민 지원금은 △주택 침수 시 100만원 △세입자 보조금 세대별 300만원 △사망·실종 지원금 세대별 1000만원이다. 지난 2006년 책정한 이후 상향 조정되지 않고 있다. 이를 분야별 500만~1000만원 정도 더 올려야 한다는 게 통합당 의견이다. 현재 시행령 개정안 발의를 예고한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부터),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1일 오전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오른쪽부터), 이시종 충북지사와 이낙연 당대표 후보가 11일 오전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대야리에서 수해 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통합당보다 한 발 느린 행보로 민주당 지도부와 여당 당권주자들의 수해 현장 방문은 주목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영교 의원 등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를 방문해 상황 점검에 나섰지만, 부각할만 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현장 방문과 정책 마련면 등에서 통합당에 끌려가는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소속 의원들에게 '휴가 복귀령'과 '회식 자제령' 등을 내리면서 수해 복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선거운동도 중지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같은 날 통합당이 소속 의원을 대상으로 봉사활동 신청을 받았다는 것과 비교하면 수준 차이를 보이고 있다. 통합당은 각 시·도당 봉사활동에 가산점을 부여해 평가하는 등 계속해서 '현장 밀착' 전략을 구사한다는 계획이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충주 엄정면 괴동리 비석마을에서 수해 복구활동을 마친 뒤 얼굴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5일 충주 엄정면 괴동리 비석마을에서 수해 복구활동을 마친 뒤 얼굴을 닦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아일보] 석대성 기자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