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 우는데 난데없이 4대강 재평가… 與 '비판' vs 野 '예찬' 설전
이재민 우는데 난데없이 4대강 재평가… 與 '비판' vs 野 '예찬' 설전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8.1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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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4대강 건설 보가 물 흐름 막아 수해 일으켜"
정진석 "사업 확대했으면 물난리 방어 잘했을 것"
권은희 "국민 안전 문제까지 진보와 보수로 대립"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에 침수 피해로 진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전남 구례군 구례읍 시가지에 침수 피해로 진흙 범벅이 된 가재도구가 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적 폭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 역점 과제였던 4대강 사업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비판론'을, 야당은 '예찬론'을 폈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야당이) 4대강 예찬론을 다시 들고 오면서 수해마저 정부 비난 소재로 쓴다"며 "낙동강 본류 둑이 터진 가장 큰 이유도 4대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가 물흐름을 방해했기 때문에 강물 수위가 높아지면서 강둑이 견딜 수 없을 만큼 수압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4대강 공사 때 건설한 보가 오히려 물을 막아 수해를 일으켰다는 게 설 최고위원 주장이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 역시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섬진강 등에 4대강 사업을 했다면 이번 물난리를 막았다고 주장하는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아직 재난은 진행 중인데 야당은 남 탓부터 하고 있다"며 "앞에서 열심히 전투에 임하고 있는데, 뒤에서 발목 잡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범여권 열린민주당에선 김진애 의원이 경상남도 창녕군에 위치한 합천창녕보 붕괴 보도를 게시한 뒤 "4대강 사업하지 않아서 섬진강이 범람했다 운운하더니 합천창녕보가 물 흐름을 막아선 낙동강 둑이 무너졌으니 뻘쭘해지겠다"고 부각했다.

반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같은 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4대강 사업 자체에 대해 여러 말이 많다"면서도 "'섬진강이 사업에 빠진 것이 굉장히 다행'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홍수를 겪으면서 잘못된 판단 아니었나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정진석 의원 역시 "'4대강 사업이 없었으면 이번에 어쩔 뻔했느냐'는 얘길 많이 듣는다"며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더라면 지금의 물난리를 조금 더 잘 방어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고 평가했다.

하태경 의원도 "문재인 정부는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다는 이유로 사업을 반대하고 집권해서는 적폐로 몰아 보 해체까지 강행했다"며 "이제 와서 기후변화로 인한 기습폭우라 어쩔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정권 사람들 진짜 바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비꼬았다.

같은 당 송석준 의원의 경우 "전국적 수해를 보며 4대강 정비를 안했다면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처참했을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전했다.

제3지대 국민의당의 경우 권은희 원내대표가 현 정부의 숙원 중 하나인 태양광 사업을 함께 거론하며 "정치가 실종되면서 국민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까지 여야는 진보와 보수로 더 선명하게 대립해 이제 국민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양측에 자성을 촉구했다.

4대강 지류·지천 사업에 대해선 "홍수 예방과 수질 개선에 미칠 개선 효과를 분석해 사업의 타당성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igstar@shinailbo.co.kr